백화점과 쇼핑몰 1층이 천편일률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출점 지역이나 핵심 타깃을 겨냥한 맞춤형 MD(merchandising; 상품화계획)로 변화된다. 소비자 니즈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MD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어 지역 랜드마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쇼핑몰은 ‘1층=화장품’과 같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에는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할 콘텐츠인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 풋볼 레플리카 전문 판매점, 미슐랭 가이드 등재 맛집 등이 들어섰다. 롯데백화점 일산점 1층에는 커뮤니티 공간과 체험형 콘텐츠, 독립서점, 프리미엄 갤러리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다락별장’이 자리했다.
롯데백화점은 또 롯데몰 광명점 1층 한가운데에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K’를 배치했다. 이곳의 전담 직원은 방문객에게 작품해설을 해주는 도슨트 역할을 하거나 매매를 도와주는 거래중개인 역할을 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2월 오픈한 더현대 서울 1층 공간에 12미터(m) 높이의 인공폭포가 핵심인 224평 규모의 워터폴 가든으로 조성했다. 또 천장이 유리로 돼 있어 1층에도 햇살을 들어와 자연 속에서 쇼핑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고 현대백화점은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영등포점의 이름을 타임스퀘어점으로 바꾸는 동시에 얼굴인 1층도 식품전문관으로 교체했다. 건물 전체가 리빙관으로 구성된 타임스퀘어점 주요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성 제고 차원에서 과일·채소·수산·정육·베이커리·카페를 총망라한 식품전문관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AK플라자 분당점과 타임스트림의 1층은 F&B(food&beverage; 식음료) 장르의 브랜드들이 입점했다. 화장품·명품 등 소비자들이 다소 부담을 느낄 수 있는 MD보다는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점포를 방문할 수 있도록 MD에 변화를 줘 문턱을 낮췄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백화점 3사나 쇼핑몰 업체들 모두 대형 점포를 오픈하면서 점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1층이 명품과 화장품으로 가득 채웠던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파격적인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며 “신(新)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MZ세대 고객을 잡기 위해 1층부터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