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병목에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최악은 지나"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해소될 조짐이 엿보인다는 경제 관련 기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글로벌 공급망 위기의 원인으로 꼽히는 아시아 국가 생산업체의 저조한 가동률이 최근 증가로 돌아섰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또 미국 서부의 기록적인 정체 현상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물류난이 진정세에 들어간 점에 주목했다.
WSJ은 중국 동남부 해안지대, 즉 광둥 일대의 일부 제조업체들이 지난달부터 개선된 생산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도 중소업체들이 현재 생산능력의 80%를 회복하는 등 상황이 크게 호전 중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미국 항만의 물류 적체 현상도 개선되고 있다. 루이스 카위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아시아경제파트 대표는 "범세계적 관점에서, 공급망 문제에서 우리는 최악의 상황 구간을 이제 지나쳤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항구인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항 입항을 대기하는 선박은 지난 16일 86척이었지만, 19일 71척으로 감소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입항 대기 자체가 드문 사태였으나, 글로벌 상황이 이전과 다른 뉴노멀을 맞이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KB증권도 18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물류 관련 주요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와 천연가스 및 석탄 가격, 동아시아 경제활동지수 등을 두루 살핀 보고서를 내놨다.
KB증권은 보고서에서 지난 10월 초 이후 BDI는 고점 대비 55% 가까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BDI의 최근 하락세는 상승할 때보다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에 주목했는데, 이를 종합하면 공급망 병목 현상 해소 신호탄으로 이를 볼 수 있다는 것.
에너지 가격도 팬데믹 이전 2~3배 높은 수준에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긴 하나, 11월 첫째주에 천연가스는 전주 대비 13%, 석탄은 30% 하락했다고 KB증권은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동아시아 경제활동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KB증권은 동아시아 경제활동지수를 볼 때,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 회복 기조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지난 여름 락다운을 겪으면서 글로벌 병목 상황을 가중시킨 원흉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동남아 국가들에 집중된 선진국 주요 산업의 생산기지들이 대거 가동 중단 및 저하를 겪었던 것.
하지만 현재 인도네시아가 활동지수를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등 동남아 생산 상황이 크게 호전 중이라고 KB증권은 설명했다.
물류 사정은 물론, 생산까지도 개선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팬데믹 이전으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는 양대 전제 상황이 충족돼 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코로나19의 재유행이나 물류 운송에 영향을 미칠 만한 악천후 등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공급망 위기 해소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