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주목②-유통오너가] 왕관 무게 견디며 경영능력 평가 한해
[MZ세대 주목②-유통오너가] 왕관 무게 견디며 경영능력 평가 한해
  • 박성은·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1.0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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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셀트리온·하이트진로·대상·농심·BGF 오너가 3세 전면 등판
미래전략 짜고 글로벌·신사업 핵심 담당…승계 구도 ‘가시화’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임상민 대상 전무, 김슬아 컬리 대표, 홍정국 BGF 사장, 신상열 농심 상무. [사진=각 사]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임상민 대상 전무, 김슬아 컬리 대표, 홍정국 BGF 사장, 신상열 농심 상무. [사진=각사]

유통업계 임인년(壬寅年)에는 오너가 2·3세를 중심으로 미리 보는 경영능력 평가무대가 이어진다. 2·3세는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은 만큼 성과를 가시화해야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를 두고 CJ와 셀트리온, 하이트진로, 대상, 농심, BGF 등의 2·3세 경영이 회자되고 있다. 해외영토 확장과 조직 내 영향력 강화가 관전 포인트다. 

◇CJ- 경영리더 이선호·이경후 후계수업 ‘착착’

CJ 오너가 3세인 장남 이선호와 장녀 이경후는 각각 그룹 핵심인 제일제당과 ENM에서 임원 자리를 꿰차며 경영수업을 순조롭게 받고 있다. 이선호는 지난해 초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부장)으로 복귀 후 ‘비비고’의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 체결과 글로벌 한식 육성을 위한 ‘제2의 비비고 만두 찾기’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지난해 통합 임원 직함인 ‘경영리더’로 승진하며 권한과 책임은 더욱 커졌다. 올해 리더로서의 경영능력을 검증 받는다.
누나 이경후는 동생보다 앞선 2020년말 CJ ENM 부사장으로 임원 승진했다. ENM이 최근 미국의 콘텐츠 기업 ‘엔데버콘텐트’를 인수하고 미디어기업 ‘바이아컴CB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브랜드전략을 총괄하는 이경후 리더의 역할은 올해 더욱 막중해질 전망이다.

◇셀트리온- 2세 서진석·서준석 서열정리 본격화 

셀트리온그룹은 서정진 명예회장의 퇴진으로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과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가 전면 등장했다. 지난해 서진석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 최대주주인 비상장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 의장에, 서준석 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인 비상장 지주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의장에 각각 선임됐다. 
다만 셀트리온그룹이 추진 중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합병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서진석 수석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서열정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서진석 부사장은 합병법인 대표를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이자 대부분의 계열사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반면 서준석 이사는 합병 시 소멸되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에만 등재됐다.

◇하이트진로- 차남 박재홍 글로벌 경영 속도

하이트진로 오너가 3세인 차남 박재홍은 일본법인으로 입사한 후 글로벌 사업 위주로 차근차근 성과를 내면서 2020년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도 ‘소주 세계화’ 마케팅을 주도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참이슬’ 소주의 미국·유럽·동남아 등 수출 거점을 중심으로 온라인 홍보활동과 판매채널 확대에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 하이트진로는 덕분에 지난해 열린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1억달러 수출의 탑’ 등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박 부사장은 올해 참이슬과 함께 또 다른 대표 상품인 ‘테라’ 맥주 수출을 확대하면서 하이트진로의 글로벌 경영성과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대상- 전략가 차녀 임상민 후계 구도 우위

대상 오너가 3세 차녀이자 전략담당 중역 전무를 맡고 있는 임상민은 그간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과 베트남 육가공 회사 득비엣푸드 인수, 중국 롄윈강 식품공장 착공 등에 관여하며 대상의 해외 영토 확장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매각했던 ‘라이신’ 사업을 2015년 재인수한 것도 임 전무 대표 성과다. 올초 가동 예정인 미국의 김치공장과 의료소재 사업을 위한 ‘대상셀진’ 설립 등 대상의 미래 먹거리 역시 임 전무가 많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주목 받을 MZ세대 유통 리더들. [표=최지원 기자]
올해 주목 받을 MZ세대 유통 리더들. [표=최지원 기자]

임 전무는 대상그룹의 지주인 대상홀딩스의 최대 주주(2021년 3분기 기준 지분 36.71%)로서 후계 구도에서 언니 임세령보다 우위에 섰다. 

◇농심- 임원 된 신상열 경영수업 본격화

농심의 오너가 3세 장남 신상열은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처음으로 ‘별’을 달며 경영수업을 본격화했다. 2019년 농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그간 경영기획팀 대리와 부장을 거쳐 2년 만에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그의 주된 업무는 소맥·팜유 등 원자재 가격·수급 관리다. 
농심은 라면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원자재 비중과 중요도가 매우 크다. 다만 지난해 ‘신라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신 상무의 부담을 한층 덜었다. 만 나이 기준 20대인 신 상무가 맡은 업무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대내외적으로 경영성과를 꾸준히 쌓는다면 향후 경영 승계에 별 다른 차질은 빚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BGF- 홍정국·홍정혁 형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전념

편의점 CU로 대표되는 BGF그룹은 2020년 창업주 홍석조 회장의 장남 홍정국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지난해엔 차남인 홍정혁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홍 사장은 자신의 주도로 2019년에 인수했던 온라인 식품업체 ‘헬로네이처’ 실적개선과 주력 계열사인 BGF리테일의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실제 BGF그룹은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BGF리테일 혁신부문 내 온라인 비즈랩을 신설하고 이(e)커머스팀을 이동시켰다. 
홍 부사장은 BGF에서 신사업개발실장과 친환경 소재 계열사인 BGF에코바이오 대표를 겸한 만큼 그룹을 이끌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형인 홍정국 사장의 리테일 부문과 홍 부사장이 총괄하는 친환경 소재 부문 간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BYC- 3세 한승우 경영승계 확실…주주행동 암초

언더웨어 전문기업 BYC는 지난해 3월 최대주주가 남호섬유에서 신한에디피스로 바뀌었다. 신한에디피스는 오너 3세인 한승우 BYC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최대주주 변경으로 사실상 한승우 상무에게 경영승계가 확실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한승우 상무는 주주행동이란 암초를 만났다. BYC 지분 8.13%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지난해 말 경영참여를 공식화한 것이다. 한 상무는 특수관계인 간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편취행위, 대주주 일가 중심의 폐쇄적인 사업운용 등 그간 꾸준히 지적됐던 BYC 오너가 배불리기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경영능력을 두고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컬리- 김슬아 상장 카운트다운…프리IPO 9000억 유치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의 경우, 2015년부터 서울 강남권 중심으로 서비스를 선보인 후 꾸준히 배송지역을 확장해 왔다. 그 결과 매출은 2020년 기준 9530억원, 누적 회원 수는 2021년 말 기준 1000만명에 달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유치한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기업공개)를 포함해 총 9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액을 유치했다. 기업가치만 4조원, 상장 시 7조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올해 김슬아 대표에게 주어진 최대 임무는 성공적인 국내 증시 상장이다. 김 대표는 올 상반기 내 상장을 마치고 확보된 자금으로 물류 시스템·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와와 서비스 기술 개선, 전문인력 채용 등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아일보] 박성은·김소희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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