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양식품 간판 '불닭' 매출 경신…김정수 '일등공신'
[단독] 삼양식품 간판 '불닭' 매출 경신…김정수 '일등공신'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1.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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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400억 전년比 7.3%↑…2년 새 수출액 1000억 증가
김 부회장 해외영업본부장 겸직, 글로벌 시장 다변화 채비
착공률 92% '밀양신공장' 수출전진기지 삼고 생산능력 배가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김정수 부회장 앞엔 불닭 캐릭터 '호치'가 놓여졌다. [사진=삼양식품]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김정수 부회장 앞엔 불닭 캐릭터 '호치'가 놓여졌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의 간판 ‘불닭’ 시리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글로벌 물류대란 등 대형 위기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매출액을 경신했다. 

최근 김정수 대표이사 부회장(58·사진)이 승진과 함께 해외영업본부장을 직접 맡고, 올 3월 준공 예정인 밀양신공장을 수출전진기지로 삼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가 예상되는 만큼 불닭 열풍은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지난해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 매출(내수·수출 총합)은 4400억원(잠정치)으로 전년 4100억원 대비 약 7.3% 증가했다. 내수에선 전년과 비슷한 1000억원 안팎으로 안정적인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선 전년 대비 9.7% 늘어난 3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불닭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3년간 불닭 시리즈 수출액은 2400억원, 3100억원, 3400억원으로 지속 성장했다. 2년 새 수출액만 1000억원 가량 늘었다.

삼양식품의 효자 상품인 ‘불닭볶음면’은 지난 2012년 첫 선을 보인 후 올해로 출시 10주년이 된다. 특히 ‘중독성 있는 매운맛’으로 2016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불닭볶음면 챌린지’란 수많은 도전 영상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출시 5년 차인 2017년 누적 판매 10억개를 돌파했다. 2019년 20억개에 이어 지난해엔 30억개를 넘어서며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불닭볶음면의 다양한 버전. [사진=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다양한 버전.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또 불닭볶음면을 비롯해 간편식과 소스 등 다양한 불닭 시리즈를 활발히 내놓으면서 수출국만 지난해 기준 90여개국에 달한다. 

불닭의 최대 수출시장은 전 세계 라면 소비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이다. 618 쇼핑축제·광군제 등 현지 최대 쇼핑행사에서 불닭은 라면 판매 랭킹 상위권에 꾸준히 들고 있다. 지난해 열린 618 쇼핑축제 기간엔 징동·티몰 등 대형 온라인몰 판매 1위, 광군제에선 전년보다 29% 늘어난 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불닭 시리즈가 호평을 받은 덕에 지난달 열린 ‘제58회 무역의 날’에서 식품업계 첫 ‘3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삼양식품은 국내선 매출 기준 농심, 오뚜기에 이어 라면업계 3위지만 라면 수출은 절반가량을 도맡은 독보적인 1위다.

수출 효자로 거듭난 불닭시리즈 탄생의 일등공신은 김정수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2011년 초 서울 명동의 매운 불닭 음식점에서의 장사진을 보고 라면에 강렬한 매운 맛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겠단 생각에 제품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맛있게 매운 소스’에 초점을 맞춰 청양고추를 비롯해 하바네로·타바스코·졸로키아 등 세계 여러 국가의 고추를 연구한 끝에 지금의 불닭볶음면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삼양식품은 올해 김정수 부회장이 대표이사와 함께 직접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으면서 불닭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싣게 됐다. 그간 글로벌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중국이 차지하면서 편중됐단 지적이 있던 만큼 시장 다변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북미시장은 지난해 8월 설립한 ‘삼양아메리카’ 법인이 주류마켓·채널 진출 확대와 불닭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쓴다. 이미 현지 최대 이(e)커머스 ‘아마존’을 통해 공식 스토어를 출점했다. 일본에선 2019년부터 가동된 현지법인 ‘삼양재팬’이 제품 다변화 차원에서 불닭 소스류 비중을 더욱 높인다. 

유망시장으로 꼽히는 중동시장은 UAE를 중심으로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2023년까지 수출액 5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동남아와 아프리카, 유럽에선 맞춤형 제품 다각화와 신규 진출국 확대에 집중한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도 지난해 말 설립한 현지법인을 통해 온·오프라인 홍보를 강화하며 입지를 더욱 굳힌다. 삼양식품은 2025년까지 글로벌 매출에서 일본·미국·중국 비중을 전체의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김정수 부회장이 UAE(아랍에미리트)에서 현지 파트너사 ‘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SARYA GENERAL TRADING)’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삼양식품]
지난해 11월 김정수 부회장이 UAE(아랍에미리트)에서 현지 파트너사 ‘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SARYA GENERAL TRADING)’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삼양식품]
2019년 12월 삼양식품의 밀양신공장 투자 협약 체결식. 사진 오른쪽 세번째가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사진=삼양식품]
2019년 12월 삼양식품의 밀양신공장 투자 협약 체결식. 사진 오른쪽 세번째가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사진=삼양식품]

올 3월 준공 예정인 밀양신공장도 불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10월 착공한 밀양신공장은 당초 계획(1300억원) 대비 두 배에 가까운 2400억원이 투자된 삼양식품의 네 번째 생산기지다. 

당시 김정수 총괄사장이 밀양신공장을 수출전진기지로 삼겠다고 공언한 후 생산라인 증대·최신 물류설비 구축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면서 투자액이 크게 증액됐다. 올 1월 현재 밀양신공장 착공률은 92%다. 가동 시 삼양식품의 라면 생산능력은 기존 12억개에서 18억개로 대폭 늘어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신공장은 올 2분기 내 제품 생산이 목표”라며 “불닭을 글로벌 장수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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