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식품 형제 합쳤다…롯데제과, '퀀텀점프' 정조준
롯데 식품 형제 합쳤다…롯데제과, '퀀텀점프' 정조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7.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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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푸드 흡수합병 완료, 연매출 4조…사명변경 검토
빙과1위 재탈환·사업 다각화·글로벌 경쟁력 강화 예상
이영구, 초대 통합대표 올라…이진성, 푸드사업부 책임  
롯데제과 사옥. [사진=롯데제과]
롯데제과 사옥. [사진=롯데제과]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을 완료했다.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하는 형태로 연매출(2021년 연결기준) 4조원에 가까운 ‘메가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단숨에 국내 식품업계 ‘톱(Top)2’로 발돋움했다. 통합 롯데제과(가칭)는 합병을 발판 삼아 당장은 국내 빙과시장 1위 재탈환을,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신사업과 온라인·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퀀텀점프(비약적인 도약)’로 식품업계 새 판을 짠다는 계획이다. 

1일 롯데에 따르면, 국내 식품 상장사 11위 롯데제과(연매출 2조1454억원)와 15위 롯데푸드(1조6078억원) 간 초대형 합병이 이날 완료됐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올해 신년사와 상반기 VCM(사장단회의)에서 ‘창조적인 도전과 혁신’,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한 이후 추진된 그룹 계열사 간 첫 합병 사례다. 매출 규모만 3조7000억원이 넘는다. 동원F&B, 대상을 제치고 업계 1위 CJ제일제당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롯데제과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롯데푸드와의 합병을 전격 발표했다. 이어 5월27일 양사 합병계약이 승인됐다. 합병비율은 1(롯데제과)대 2.8051744(롯데푸드)다. 6월29일에는 주식매수청구 대금이 지급됐고 7월1일 합병이 완료됐다. 통합 롯데제과는 오는 7일 합병 등기, 20일 합병 신주 상장이 예정됐다. 

통합 롯데제과 수장은 이영구 현 대표이사 사장이 맡는다. 이 대표는 그룹 식품HQ(헤드쿼터) 총괄대표도 겸직 중이다. 롯데푸드를 이끌었던 이진성 대표는 롯데제과 사내이사로 선임돼 신설된 푸드사업부를 책임진다.  

합병에 따른 변화도 감지된다. 우선 롯데푸드 홈페이지는 합병 당일부터 롯데제과와 통합 운영됐다. 사명 변경도 검토 중이다. 건과 중심의 제과에서 벗어나 종합식품기업으로 외형을 키운 만큼 이에 걸맞은 간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사명 변경을 검토 중 인건 맞지만 일단은 롯데제과로 간다”고 말했다.

지난 5월27일 열린 롯데제과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모습. 이날 롯데푸드와의 합병 결의안이 원안 가결됐다. 사진 가운데는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사진=롯데제과]
지난 5월27일 열린 롯데제과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모습. 이날 롯데푸드와의 합병 결의안이 원안 가결됐다. 사진 가운데는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사진=롯데제과]

양사 빙과와 이커머스(EC), 글로벌(수출) 조직은 합병 직후 통합되면서 당장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특히 EC와 글로벌 부문은 이영구 대표 직할로 운영한다. 

빙과의 경우 점유율에서 약 45%를 차지하면서 빙그레-해태 연합(40%)을 앞질러 1등 자리를 재탈환한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SKU(상품 종류 수)를 707개에서 400여개 이상 줄이고 브랜드 역시 81개에서 20개 이상 축소해 효율성을 높인다. 중장기적으로 4곳의 빙과 공장을 통합해 생산·물류 네트워크를 최적화하는데 주력한다.  

EC 부문은 롯데정보통신과 함께 사업전략을 재수립하고 제과와 푸드가 각각 운영한 온라인몰을 통합한다. 이커머스 조직 인력은 현재보다 2배 늘리고 전용 통합물류센터 조성을 검토한다.  

해외 진출도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롯데제과는 70여개국 200여개의 거래선을 보유 중이다. 카자흐스탄·인도 등 8개의 해외법인도 있다. 당장은 건과 중심에서 롯데푸드의 캔햄, 분유 등으로 수출상품이 다변화되는 효과를 누린다. 롯데제과는 향후 육가공과 가정간편식(HMR)까지 수출 영역과 시장을 확장하고 M&A(인수합병)도 추진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서 인지도와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실버푸드·노블푸드(신소재 활용 식품)와 같은 신사업에 투자해 미래 성장동력을 지속 발굴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그간 제과 등 제한적인 사업영역과 인프라로 신사업 검토에 한계가 있었지만 합병으로 이 같은 부분이 해소됐다”며 “전 생애주기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만큼 상호 시너지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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