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하라" 압박 속 여론전 기지개 켜는 이준석
"승복하라" 압박 속 여론전 기지개 켜는 이준석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7.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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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재기 위해서는 승복"… 오세훈 "인내해야할 때"
李, 돌연 "당원 가입 좋은 날"… '권리당원' 모집 속내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8일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당사 처음으로 '당대표 징계 사태'를 맞이한 국민의힘이 권성동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 당 수습에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만큼 폭풍전야에 머무르는 상태다.

대다수의 당 안팎 인사들은 이 대표에게 '참으라'고 조언했다. 4선 중진 의원이자 당 원내대표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본인이 다시 재기하기 위해선 이럴 때 승복하는 게 좀 더 성숙된 이 대표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대해 불복 의사를 비치며 가처분 신청까지 시사한 가운데 이를 자제할 것을 권유한 셈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오전 이 대표와 통화에서 "'윤리위 결정은 난 거고, 지금은 좀 참아야 할 때다. 인내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며 민생을 고려해 입장정리를 먼저 할 것을 권유했다고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당 지도부인 정미경 최고위원도 앞서 KBS라디오에서 이 대표에게 당 수습을 위해 윤리위 징계 대해 불복 의사를 밝히거나 가처분 신청 등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당 윤리위가 경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징계 결정을 내린 것', '이 대표의 징계 배후에 윗선이 개입했다는 것'이 쟁점으로 꼽힌다. 윗선 관련해서는 특히 이 대표와 대척점을 세웠던 '윤핵관'의 개입 여부가 핵심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해 주목받은 신평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형사절차와 징계절차는 별도로 진행한단 게 우리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라면서 "독립적인 당 내부 윤리위원회에서 충분한 심의를 거쳐 징계한 것 아니냐"고 변론했다.

나 전 의원은 '이준석 쳐내기 지라시'가 돌았단 김용태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내가 현역이 아니라서 그런지 제대로 그런 이야기(지라시)를 들은 적은 없다"며 "자꾸 이게 세 대결을 하고 그런 식의 모습으로 가는 것보단 당이 좀 화합해서 가면 좋겠다"고 선 그었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온라인입당 링크와 함께 "당원가입하기 좋은 월요일입니다"라고 글을 썼다. 불복 의사와 함께 여러 대응책을 거론했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된 움직임은 없는 상태에서 이같은 게시물을 게재해 더욱 관심이 모였다.

그는 윤리위 징계 이후 잠행을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에게 아직 당내 주류 의견을 뒤집을 '한방'이 없단  당 내부 상황도 영향을 끼친다. 국민의힘은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더불어 선수별 의원 모임, 의원총회 등을 줄 개최해 이 대표의 징계를 '사고'로 규정, 권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뜻을 모았다.

이에 당원 가입 독려는 자신의 세를 모으기 위한 시도란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은 당원가입으로부터 3개월이 지난 이들을 권리당원으로 인정한다. 권리당원이 되면 당내서 정치적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이 대표에게 당대표 자진사퇴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 만큼, 추후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