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이 건설과 자동차 부문을 분할한다. 자동차 부문장을 맡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장남이자 코오롱가 4세인 이규호 부사장은 자동차 부문 신설법인 대표로 자리를 옮겨 경영 전면에 나선다.
코오롱글로벌은 20일 이사회를 통해 건설·상사 부문의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부문 신설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 분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BMW와 아우디, 볼보, 지프, 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부문은 신설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분할한다. 기존 건설·상사 부문 코오롱스포렉스와 이외 자회사는 존속법인 코오롱글로벌에 남는다.
코오롱글로벌은 보유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사업을 내년 1월1일 75대 25의 비율로 인적분할하고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신설·재상장한다.
이규호 부사장은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장에서 신설법인 각자대표가 된다. 이로써 그는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 부사장은 미래성장전략 수립, 신사업 발굴, 재무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기존 사업 중심의 판매, AS네트워크 관리 등 분야는 BMW부문장을 지낸 전철원 부사장이 또 다른 각자대표로서 신설법인의 영업 기반을 다진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번 분할의 취지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으로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업과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수입차 유통판매 중심 사업구조를 개편·확장해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거듭날 방침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전기차(EV) 분야에서 신규 브랜드를 확보해 멀티브랜드를 구축하고 기존 오프라인 위주 유통사에서 나아가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중고차 사업 등 모빌리티 관련 가치사슬을 확대할 예정이다.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부문은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12% 이상 성장하는 차량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분할 이후에도 이 같은 실적 안정성을 기반으로 멀티브랜드 강화, 네트워크 확장, 연관 신사업 진출,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 중장기적 혁신을 통해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신설법인은 그룹 내 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소비자 가치 향상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룹 내 호텔·골프장 등 다양한 레저 사업과 연계한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차별화된 소비자 멤버십 프로그램을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매출액 3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존속법인 코오롱글로벌도 이번 분할이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10조원이 넘는 기존 수주잔고에 더해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오는 2025년까지 신규수주 4조원,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29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건설 부문은 OSC(Off-Site Construction, 탈 현장화)를 기반으로 공동시행, 자체사업 등 고수익성 개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국내 최고 수준의 육·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하고 풍력 기반의 전력·수소 에너지 생산 등을 통해 친환경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간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2012년 건설과 상사, 자동차 부문을 합병하며 사업간 상생을 통한 안정적 성장을 이어왔으나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을 고려해 기업분할을 결정했다”며 “분할 이후에도 효율성 극대화와 맞춤형 성장 전략 등으로 지속 성장하며 주주들과 이익을 공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