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핵심소재 공급망 확보 시급
최근 3개월 연속 중국과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이차전지·반도체 핵심 소재 수입선 다변화가 대중(對中) 무역적자 개선의 해결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2차전지용 수산화리튬 수입이 단기간에 폭등했다. 중국의 수입 수요 약화로 대중국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가 구조적으로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국내에서도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중국 수입의존도는 83.2%에 달한다. 수입선 다변화·대체 생산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포스코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2만5000톤(t) 규모 아르헨티나 리튬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실제 물량 확보까지는 시일이 소요돼 단기간에 수입선 다변화를 이루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보고서는 경기둔화에 따른 중국의 수입 감소도 무역수지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여파로 올해 중국의 2분기 수입증가율은 2.4% 수준으로 급락했다. 대만·한국·일본·미국 등 중국 4대 주요국 수입은 2분기를 기점으로 모두 감소세로 전환했다.
중국 수입 둔화와 더불어 상반기 대중국 수출부진 원인은 품목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반도체제조용장비는 중국 장비 자급률이 지난해 21%에서 올 상반기 32%로 대폭 상승하면서 상반기 수출량은 51.9% 감소했다. 또한 지난 7월까지 중국에서의 한국 브랜드 신차 판매량이 37% 이상 감소했다. 상반기 중국 현지공장 생산량도 42% 이상 줄어들면서 자동차부품 수출도 23.5% 감소했다.
액정표시장치(LCD)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사업 축소로 국내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부족한 국내 LCD 수요는 중국·대만 수입산으로 대체되면서 수지가 악화됐다.
석유제품은 중국이 탄소절감을 이유로 작년 하반기부터 현지 수입소비세를 부과하면서 수출여건이 악화됐다. 다국적 기업들의 정유공장 철수로 국내 기업들이 수출선을 다변화하면서 상반기 대중국 수출은 47.8% 감소했다.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왔던 화장품 역시 중국의 2030세대를 중심으로 궈차오(애국소비) 열풍이 확산되면서 상반기에만 수출이 20% 이상 감소했다.
홍지상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중국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수출 신산업과 관련된 핵심 소재에 대해 안정적인 수입 공급망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며 “기술집약 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유지해 수출경쟁력 기반을 확보하고 기업 차원에서도 중국 현지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수출마케팅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