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 난도(Mining Difficulty)'는 직전 난도 조정 기간인 지난 9월 대비 약 13%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5월 이후 최대폭이다.
채굴 난도는 고성능 컴퓨터를 동원한 비트코인 채굴의 어려움 정도와 채굴 업체 간 경쟁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10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데이터업체 BTC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난도는 35조6000억 해시(암호화 기술)로, 2주전 수치 대비 13.55% 증가했다. 이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블록 생성을 위해 더 많은 컴퓨터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는 "채굴 난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비트코인 채굴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지면서 채굴업자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고 전했다.
코인데스크는 "가상화폐 약세와 높은 채굴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채굴업자들이 난도 상승 때문에 추가적인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태에서 채굴 난도 상승은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채굴 수익은 줄어들고 있는데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장 환경은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채굴장 유지를 위해 채굴한 비트코인을 시장에 매도하기 쉽게 만든다.
비트코인은 블록이 2016개 생성될 때마다 채굴 난도를 변경하도록 설계돼 있다. 난도는 약 2주에 한번 조정된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비트코인 채굴은 고성능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학 문제를 푼 채굴업자는 비트코인 거래 명세가 기록된 블록을 생성해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 채굴 경쟁 확대에 따른 난도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난달 중순 이뤄진 이더리움의 '머지' 업그레이드를 꼽았다.
머지는 이더리움 작동 방식을 작업증명(Proof of Work·PoW)에서 지분증명(Proof of Stake·PoS)으로 바꾼 내용이다.
지분증명은 코인을 많이 예치한 검증인이 블록체인 거래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코인을 보상받기 때문에 컴퓨팅 파워를 동원한 채굴과정이 필요 없다.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 채굴업자들은 남아도는 컴퓨팅 시설과 전력을 비트코인 채굴에 할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가상화폐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비트코인 채굴용 컴퓨터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이 하락한 것은 채굴 경쟁 확대로 이어져 난도 상승을 유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