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기업 내 여성 임원이 올해 처음으로 400명대에 진입했다. 단일 기업 중 삼성전자가 최다 여성 임원을 보유했고 CJ제일제당은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23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2022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 올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40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22명보다 1년 새 81명(25.2%) 증가했다.
유니코써치 측은 2025년 EGS공시 의무화로 대기업들이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 등에서 여성 임원을 다수 발탁한 것도 일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00대기업 내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도 5.6%로 지난해 대비 0.7%포인트 증가하며 5%대에 첫 진입했다. 100대기업 여성 임원 수는 지난 2004년 13명에 불과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13년 114명 △2018년 216명 △2021년 322명으로 늘었다. 올해 처음으로 400명대에 들어섰고 이 같은 여성 임원 증가 속도라면 2024년~2025년 여성 임원 500명대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100대기업 여성 임원 10명 중 4명은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IT 관련 분야 등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전체 여성임원 중 IT 업종의 비중은 40.4%로 조사됐다. 아모레퍼시픽과 LG화학 등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17.1% 수준으로 2위에 올랐다. 이어 금융(11.9%), 유통·무역(10.2%), 식품(8.4%), 자동차(5.5%) 순이다. 기계·조선·에너지·철강 업종 등은 여성 임원 비중이 1%도 못 미쳤다.
올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최다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65명)로 확인됐다. CJ제일제당은 28명으로 여성 임원이 많은 기업 2위에 올랐다. 이어 네이버(23명), 현대자동차(17명), 롯데쇼핑(15명), 아모레퍼시픽(14명), 삼성SDS(12명), KT·LG화학·LG전자(각 10명) 순으로 집계됐다.
여성 임원이 10명 이상 되는 기업 중에선 CJ제일제당이 전체 임원 중 여성비중이 2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모레퍼시픽(23%), 네이버(16.9%), 롯데쇼핑(15.2%), 삼성SDS(13.3%), KT(10.4%) 순으로 집계됐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중 이사회 멤버로 대표이사 타이틀까지 가진 이들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두 명이다. 회장급으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유일했고, 부회장급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과 대상 박현주·임세령 부회장이 활약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사장급은 25명 내외로 조사됐다. 이중에서도 삼성전자 이영희(1964년) 부사장이 최장수 임원으로 꼽혔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삼성 그룹 임원으로 발탁돼 지금까지 활약 중이다. 올 연말 삼성전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할지 주목된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올해 국내 100대기업 내 여성 임원이 있는 70곳 내외 중 30여 곳은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와 상징성을 위해 형식적으로 1~2명 정도만 겨우 여성 임원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여성 임원이 있느냐 없느냐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기업 성장의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 인식해 중간관리자급 이상 여성 인재를 크게 늘리는 과감한 정책을 펼쳐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은 지난해 상장사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위 100곳 기준이다. 여성 임원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나온 임원 현황 자료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임원은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모두 포함한 기준이고 사외이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오너 일가도 조사에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