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칼바람'…증시불황에 구조조정 현실화
여의도 증권가 '칼바람'…증시불황에 구조조정 현실화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11.2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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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사 중심 인력감축…M&A 시장 매물 출현 예상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여의도 증권가에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금리인상 여파로 실적이 악화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유동성이 열악해져 고정비를 절감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증권가에는 칼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력 감축은 현실화됐다.

앞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9월 증시 불황과 금리 상승 등 거시적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경각심을 갖기 위해 선제적 조치의 일환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하지만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달 1일 리서치센터와 법인영업부의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잔류를 희망하는 직원은 유사 업무로 전환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다올투자증권도 영업직군을 제외한 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특히 경영 직군 상무급 이상 임원에 대해선 전원 사표를 받았으며, 28일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밖에 하이투자증권도 현재 인력 구조 효율화 측면에서 희망퇴직을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상 인력 감축은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옵션”이라면서 “증권사의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부동산 PF 위기를 의식한 것이지 관련 위험이 발생했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부동산PF 대손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이자 수익성도 악화돼 증권업 전반에 걸쳐 어려운 시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4분기 이후에도 업황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M&A(인수합병) 매물로 나오는 증권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주식 시장 변동성 확대와 대외 리스크가 장기화할수록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증권사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노력에도 자본잠식 증권사들은 M&A 매물로 나올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