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최근 들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원자재, 지수 추종 상품을 벗어나 테마형 상품 상장이 눈에 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를 감안해 관련 ETN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테마형 ETN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ETN은 기초지수 수익률과 연동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발행 주체인 증권사의 신용에 기반하며,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한 수익 지급을 약속한다.
특히 거래소에 상장돼 시장 가격으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유사하다. 다만 만기가 있다는 점에서 ETF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
ETN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주식처럼 여러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ETN 거래대금은 6조1945억원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3260억원으로 지난 2020년 4월(4126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실제 삼성증권이 상장한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선물 ETN’은 이달 24일 기준 1300억원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ETN 시장 분위기가 활황을 띠자 증권사들은 테마형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 FnGuide 부산엑스포 추가수익 ETN’을 상장했다. 해당 상품은 에프엔가이드의 부산엑스포 추가수익 TR(토탈리턴)지수를 토대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에 참여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포스코홀딩스, SK, LG 등 11개 기업들로 종목이 구성됐다.
특히 기초자산 외에도 부산 엑스포 개최도시 결정 이벤트와도 연동해 유치 성공 시 30일간 매일 4bp(1bp=0.01%)씩, 유치 실패 시 30일간 1bp씩 기초지수 수익에 반영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신한 FnGuide 치킨 ETN’을 발행했다. 해당 상품은 치킨과 사업 연관성이 높은 코스피, 코스닥 상장종목 가운데 10종목을 유동 시가총액 가중 방식, 키워드 연관도 가중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특히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최근 2년간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업 수요 부진에도 배달 중심으로 큰 성장을 거둔 만큼 △치킨 △양계 △닭고기 △계육 등 치킨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거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 등으로 구성됐다.
ETN 상품이 다양화하고 있는 가운데 ETN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기대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채권형 ETN의 3배 레버리지(실제 가격 변동률보다 더 많은 투자 수익률이 발생하는 현상) 상품 상장을 허용한 영향이다.
다만 투자자 기대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가격 변동성이 높아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N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 중심으로 구성돼 조기청산 요건이 적용된다”며 “특히 발행사의 신용 위험이 있는 무보증·무담보 성격이 강한 상품으로 발행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를 제대로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