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결산-③GS] 8위 허태수, 미래 돌파구 마련…리테일 '시너지'
[10대그룹 결산-③GS] 8위 허태수, 미래 돌파구 마련…리테일 '시너지'
  • 김소희·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2.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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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신에너지 투자 확대…GS퓨처스 허태홍, 국내외 신사업 발굴 지속
구매력·인프라 기반 디지털 강화…3세 허연수·4세 허치홍, 차별화 집중

코로나19가 쓸고 간 2022년은 평온이 아닌 ‘공포’로 표현됐다. 오히려 경제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며 산업계는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빠졌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은 기업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산업계는 ‘변화’로 대응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1위 기업 삼성전자는 회장시대를 다시 열며 재무장했고, 재계에선 1980년대생 3~4세 오너가 경영 전반에 등장하며 신사업으로 맞섰다. <신아일보>는 15일부터 2022년이 끝나는 그날까지 한국대표 10대그룹을 중심으로 산업계를 결산한다. 10위부터 역순으로 매일 한 그룹씩 발표한다. 오늘(19일)은 8위를 차지한 GS그룹 ‘허태수’다./ <편집자 주>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GS그룹]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GS그룹]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올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변동성 등 기존 사업의 리스크는 과제로 남았다. 

18일 GS에 따르면, 허태수 회장은 올해 벤처 투자와 신에너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였다. 특히 허 회장은 소형모듈원자로(SMR), 해상풍력발전 등 에너지 신사업과 벤처 투자를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했다. GS의 또다른 사업 축인 리테일 부분에선 허태수 회장의 사촌인 허연수 부회장이 오프라인 플랫폼과 온라인 커머스를 통합하는 데 역량을 모았다.

◇벤처 투자 강력 ‘드라이브’…허태홍 존재감 ‘확실’

허태수 회장은 연초부터 벤처 투자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GS는 올해 1월 기업주도형벤처캐피털(CVC) 전문회사 ‘GS벤처스’를 설립했다. GS벤처스는 지주사가 세운 국내 첫 CVC다. GS벤처스는 GS그룹의 지주사 GS가 자본급 100억원을 전액 출자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다. GS벤처스는 바이오, 기후변화 대응, 자원순환, 유통, 신에너지 등 GS그룹이 신성장 분야로 꼽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직접 투자를 진행한다.

GS벤처스는 올해 7월 1300억원 규모의 첫 번째 펀드를 결성했다. 이번 펀드의 출자자는 GS(300억원), GS에너지(200억원), GS리테일(200억원), GS건설(200억원), GS EPS(200억원), GS파워(100억원), GS E&R(50억원), GS글로벌(50억원) 등 주요 계열사들로만 구성됐다. 허 회장은 그동안 계열사별로 분산됐던 스타트업 투자를 GS벤처스를 중심으로 통일성을 갖게 했다.

허 회장은 이를 계기로 그룹의 전반적인 신사업을 직접 점검했다. 그는 올해 9월 창립 이후 처음으로 신사업 전략보고회를 열었다. 허 회장은 50여명의 임원진과 계열사별 신사업 전략과 추진 현황, 인수합병(M&A)과 사업제휴·벤처투자 현황을 공유했다.

허태홍 GS퓨처스 대표는 그룹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적임자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달 발표된 임원인사에서 상무로 신규 선임됐다. GS퓨처스는 지난 2020년 GS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세운 CVC해외법인이다. 그동안 임원이 아닌 허 상무가 GS퓨처스 대표를 맡아 그룹 내 역할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번에 임원에 오르며 그룹 내 미래 사업 확보에서 존재감이 커졌다.

◇신에너지 확보 ‘총력’…경쟁력 갖춘 타사 ‘맞손’

허 회장은 신에너지 경쟁력을 갖춘 다른 기업과 손을 맞잡고 신에너지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GS에너지는 올해 4월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뉴스케일파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드림팀’을 결성했다. GS에너지는 3사와 전 세계에 SMR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개발의 공동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로 뉴스케일의 SMR 기술과 GS그룹의 발전소 운영능력,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발전 기자재 공급능력, 삼성물산의 발전소 시공역량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7월에는 해상풍력 사업에 진출했다. GS글로벌 자회사인 플랜트·에너지 기자재 생산기업 GS엔텍은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세계 1위 업체인 네덜란드의 ‘Sif Netherlands BV’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한국과 아시아 시장의 해상풍력발전 시장을 공략한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지난 9월 창립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신사업 전략보고회에서 발표자료를 피드백하는 모습. [사진=GS그룹]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지난 9월 창립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신사업 전략보고회에서 발표자료를 피드백하는 모습. [사진=GS그룹]

GS에너지는 올해 10월 포스코홀딩스와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양사는 합작사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을 위한 계약 서명식(JVA)을 가졌다. 앞으로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폐배터리를 수거해 원료를 추출하는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 외에도 이차전지 진단, 평가, 재사용 등 배터리 서비스 플랫폼(BaaS)사업에도 진출한다.

허 회장은 앞으로 벤처·신사업 등 투자를 확대한다. 그는 올해 5월 앞으로 5년간 친환경·디지털 미래 성장에 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부문 14조원 △유통·서비스 부문에 3조원 △건설·인프라 부문에 4조원 등이다. 특히 전체 투자액 중 약 48%에 이르는 10조원을 벤처·신사업에 집중 투자한다.

◇대외 불안에 경영환경 ‘흔들’

대규모 투자 계획은 정유 등 기존 주력 사업의 수익을 바탕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전후로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 변동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GS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1조2427억원, 2분기 1조5277억원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정제마진 개선 등에 힘입은 결과였다.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 1조357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12% 감소했다.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가 하락세 전환하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영업환경이 급변한 원인이 컸다.

허 회장은 갈수록 커지는 주력 사업의 변동성을 방어하기 위해 벤처·신에너지 투자 확대로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허 회장은 올해 9월 신사업 전략 보고회에서 “GS가 추구하는 미래성장 전략의 핵심은 협력사, 스타트업 등 다양한 역량을 가진 외부 파트너와 함께 신사업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최근 불황과 경기 위축 시기가 GS에게 더 좋은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니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협력, 개방형 혁신으로 신사업 생태계를 확장하자”고 강조했다.

'우리동네GS' 앱 정식 론칭[이미지=GS리테일]
'우리동네GS' 앱 정식 론칭[이미지=GS리테일]

◇리테일·홈쇼핑 통합 시너지 미미…실적개선 과제

허연수 부회장은 편의점·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며 구축한 인프라 발판 삼아 홈쇼핑·퀵커머스 등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써 왔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적으로 디지털 분야의 투자를 단행하며 온·오프라인 연계 시너지 제고에 나섰다.

허 부회장은 올해 1월 편의점의 주 소비층인 MZ세대 유입을 위해 재무적투자자인 NH투자증권PE본부와 함께 푸드 스타트업 쿠캣을 공식 인수했다. GS리테일의 상품소싱력과 구매력을 기반으로 한 상품 카테고리 확장 등 시너지 창출에 전념했다. 올해 5월에는 지난해 인수했던 요기요와 협업해 즉시 장보기 서비스 ‘요마트’를 선보였다. 요기요에서 장보기를 하면 GS더프레시 매장에서 1시간 내로 식품·생필품을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리테일 사업부간 시너지는 여전히 부족하다. 2021년 한 해에만 5500억원 규모의 직접 투자했음에도 업계의 판도를 뒤엎을 만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GS25는 편의점 업황호조에도 영업이익이 단 0.7% 늘었다. GS더프레시·GS샵은 각각 4.6%, 1.7% 줄었다. 핼스앤뷰티(H&B) 사업은 종료됐다.

GS리테일은 지난해 7월 2025년 취급액 25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며 출범했다. 허 부회장은 이에 올해 초 신년사에서 “2022년을 유통 시장 절대강자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올해 2월 오너 4세인 허치홍 상무가 조직개편을 통해 편의점1부문장으로 이동했다.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신상품 소싱이 임무다. 2023년 임원인사에서 안정을 택한 만큼 GS리테일의 반등을 이끌 허 부회장과 허 상무의 전술력이 요구된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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