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 더 어려워진다…보험 해지, 리볼빙 급증
취약차주 더 어려워진다…보험 해지, 리볼빙 급증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12.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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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리볼빙 1년 새 1조2000억↑, 보험 해약 76%↑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가 취약차주 부실 위험을 키우고 있다. 

경기 침체 전조 현상으로 여겨지는 리볼빙 잔액이 1년 만에 1조2000억원가량 늘었다. 또 해약에 따른 손실에도 불구하고 보험계약 해지는 급증하고 있다.

취약차주로부터 시작된 가계 빚 늪이 금융 전반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 빚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취약차주의 '빚 시한폭탄'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8월(0.75%)부터 시작한 금리 인상은 11월까지 2.50%포인트(p) 확대되며 현재 3.25%를 가리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4000원 늘어난다. 

문제는 저신용, 다중채무 등 빚으로 버텨온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 부채 상환 부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을 78.5%로 적용하고 올해 말 가중평균 차입금리를 4.7%, 내년 말에는 5.06%로 가정하면 개별 가구당 연간 이자 부담액은 약 132만원 증가한다. 

특히 취약차주 이자 부담액은 가구당 약 330만원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취약차주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실제 카드값을 감당하지 못해 '리볼빙'되는 금액도 1년 새 약 1조2000억원 늘었다.

리볼빙은 결제일 최소 금액만을 결제하고 나머지 대금은 다음 달로 이전하는 대출이다. 여기에는 법정최고금리 수준인 20%까지의 수수료가 붙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지난달 말 7조2104억원으로 전달(7조756억원)보다 1.91%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리볼빙 잔액 증가는 경기 침체 전조 현상으로 여겨진다.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금리(10월말 기준)는 14.35~18.46%다.

가계 금융의 최후의 보루인 보험해약도 급증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해약 환급금은 24조3309억원으로 6월말(13조 8115억원) 대비 3개월 만에 약 76% 증가했다. 원금손실을 무릅쓰고 보험을 해약하는, 급전이 필요한 이용자가 늘어난 셈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취약차주들은 이자뿐만 아니라 고물가로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다"면서 "취약차주를 방치하면 연쇄적인 경제적 부작용이 일어나게 된다"고 짚었다.

이어 "우선 금리감면, 수수료 인하 등 금융권에서도 취약차주를 위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부실 리스크가 일어나지 않도록 취약차주 등급별 지원 등 더욱 과감한 채무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부는 취약차주들을 위한 부처 합동 협의체를 마련해 지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