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서비스 다각화 '록인 효과'…고용창출·지역발전 앞장
올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금리인상 지속으로 국내외 소비가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부자재 가격인상 여파로 기업 생산비용 부담도 커지면서 올해 유통업계 전반으로 ‘저성장 위기’가 예견된다. 그럼에도 유통 기업들은 위기 속 기회를 발굴하고자 사업다각화, 미래 먹거리 발굴, 글로벌 시장 개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국내 유통 업황별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어떻게 ‘새 판’을 짜고 ‘위기 대응’에 나설지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쿠팡의 사업목표는 ‘고객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쿠팡은 끊임없이 투자하고 혁신했으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이끌어 왔다. 다만 쿠팡은 이 같은 투자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계획된 적자’라고는 하지만 쿠팡에는 ‘수익 창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쿠팡은 올해 그간 구축해온 물류 인프라를 앞세워 3자 물류대행(3PL) 사업을 강화하며 흑자 전환을 위한 행보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사상 첫 분기 흑자…올해 연간 흑자 달성 '기대감 UP'
16일 재계에 따르면, 쿠팡은 2022년 3분기 1037억원(분기 평균 환율 1340.5원 적용)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0년 창립 이후 12년 만이자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 시작 이후 8년 만에 이룬 사상 첫 흑자다.
쿠팡은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뒤 줄곧 실질적인 수익을 요구받아 왔다. 기술과 풀필먼트, 라스트마일(최종 배송단계)을 통합한 물류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지난 12년간 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적자가 지속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번 첫 흑자로 외형과 수익성 모두 개선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쿠팡이 2022년 1월10일(신규회원 2021년 12월30일) 유료멤버십 ‘와우(WOW)’ 회원의 월정액을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으나 충성고객들의 이탈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전년 대비 활성고객 수는 1800만명으로 7% 늘고 활성고객 1명당 매출은 38만원으로 3% 늘었다. 지불하는 비용보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직구·로켓설치·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쿠팡의 서비스가 더욱 효율적이라는 방증이다. 다시 말해 ‘록인(Lock-in) 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쿠팡의 2022년 연간 실적은 오는 3월1일(한국시각) 오전에 공시될 예정이다.
◇3PL 사업 통한 경쟁력 극대화…물류 혁신 속도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배송·서비스 혁신을 주도해 왔다. 특히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배송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그 결과 전국에 100여개의 로켓배송센터를 구축했다.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비롯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주문한 다음날이면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쿠팡은 올해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3자 물류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 배송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2021년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운송사업자 자격을 재취득했고 그 해 12월 사업자등록도 마쳤다. 쿠팡은 그간 직매입한 상품만 로켓배송으로 제공했지만 다른 기업의 상품 보관·배송 등도 대행할 예정이다. 쿠팡은 현재 직고용한 자체 배송인력 쿠팡친구와 유관부서 인원의 소속을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로 옮기고 있다.
쿠팡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물류 패러다임을 이끌 새로운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준공한 대구FC(풀필먼트센터)가 대표적이다. 대구FC는 쿠팡이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아시아권 최대 규모로 건립한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자동화 혁신기술과 쿠팡의 물류 노하우가 집약된 최첨단 물류센터다. 실제 1000여대 이상의 무인운반로봇(AGV)과 수백대의 소팅봇(분류로봇), 수십대의 무인지게차 등을 갖췄다. 쿠팡은 대구FC를 시작으로 미래형 물류센터 시스템을 전국 로켓배송센터로 전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상품관리, 작업자들의 업무강도 완화, 고객경험 향상 등에 이바지한다는 포부다.
◇일자리 창출·지역 성장 도모…중소상공인 상생 시너지
쿠팡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중소상공인과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였다.
쿠팡은 로켓배송센터 인력을 진출 지역에서 충원하고 있는데 특히 고용격차를 줄이기 위해 여성과 중장년층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2년에 걸쳐 총 5만명 이상의 인력을 직고용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일자리 창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또 중소상공인이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친화정책도 추진 중이다. 쿠팡의 직매입 시스템이 그 중 하나다. 쿠팡이 상품을 매입해 상품 검색·결제, 상품보관·재고관리, 상품포장·배송, 고객응대, 로켓배송 등 온라인 판매의 전 단계를 직접 진행하고 있다. 중소상공인들이 오로지 품질 높은 제품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각종 고정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쿠팡이 지난해 8월 말 오픈한 ‘착한상점’도 중소상공인의 안정적인 판로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쿠팡에서 이뤄진 중소상공인 거래금액은 2021년 기준 8조1000억원에 육박했다. 쿠팡의 상생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의 2021년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2019년 대비 177% 신장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창업기업 지원에 나서 창업 활성화를 돕고 서로 상생해 발전하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획 열한 번째 기업으로 이랜드를 살펴볼 예정이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