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외소비 늘고, 국내소비 줄어...양극화 심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외소비 늘고, 국내소비 줄어...양극화 심화"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2.2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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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소비 패턴 변화에 기업 마케팅도 달라져야"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코로나19 이후 경제 및 사회 변화, 고물가 저성장 기조 장기화 우려 등으로 국내 민간부문 소비 패턴이 양극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거리두기 해제로 하늘 길이 열리면서 국내외 소비가 상반된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내 5대 소비문화 현상과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진정에 의한 각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가속화와 보복소비 증가 등 영향으로 해외여행이나 유학 등 수요가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간부문의 해외소비(외수형 소비) 역시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원은 관측했다.

실제 내국인 해외여행 출국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871만명 수준에서 2021년 122만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2년 다시 655만명으로 4.4배 증가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해외여행객 수요가 늘면서 해외소비는 증가하겠지만, 국내 소비(내수형 소비)는 고물가와 경기둔화 등 영향으로 약화될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1%에서 올해 3%대 초반 수준으로 둔화가 전망되나 여전히 통화당국의 관리목표(2%)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에 민간소비 증가율은 4%대 중반에서 2%대 중반으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연구원은 예측했다.

아울러 경기불황으로 소비자가 비용절감을 위해 꼭 필요한 만큼만 소량으로 구입하거나 중고제품을 구입하는 소비형태가 확대되는 가운데, 절약한 지출을 바탕으로 초고가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등 소비패턴 양극화도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대비 10월 중고 및 공동구매 어플리케이션 설치수를 비교하면 중고나라는 20%, 알리익스프레스는 18%, 공구마켓은 15% 증가했다.

또 2020년~2022년 사이 백화점 해외 유명브랜드 소비 증가율 추이는 전체 증가율을 계속 웃돌았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명품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비용 절감을 위한 소용량·소규모 단위의 소비 패턴과 절약을 통한 초고가 소비지출 형태는 양립할 전망"이라며 "소비 패턴의 양극화로 중간 가격대의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은 양극화 마케팅을 통해 고객들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나타났던 비대면 소비 가속과 대면 소비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환경 및 사회 이슈에 민감한 MZ 세대가 소비 주체로 부상하면서 착한 소비는 늘고, 나쁜 소비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제품을 소유하는 경향에서 특별한 체험과 깊이 있는 취미 생활을 경험하기 위한 소비형태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소유소비성향은 축소하고, 경험소비성향은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 사회 전반적으로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되고 있어 기업은 소비자의 소유 욕구를 자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통해 와우 포인트(Wow Point, 감동요인)를 제공할 수 있는 마케팅과 판매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주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