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4연임에 성공한 윤호영 대표를 중심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윤 대표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다 가입자 수도 2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준수한 성적을 이끌면서 장기집권을 가시화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말 윤호영 현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에 따라 윤 대표는 이달 정기 주주총회서 재선임 절차를 거쳐 2025년 3월까지 2년의 임기를 추가로 부여받는다.
윤 대표는 1971년생으로 안양 신성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한화재를 거쳐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다음 커뮤니케이션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6년부터 카카오뱅크 대표로 은행을 이끌고 있다.
윤 대표의 4연임 성공을 이끈 것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6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2021년보다 28.9% 증가한 수준이다. 금리 인상기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 뱅킹 등 상품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임추위는 윤 대표가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 카카오뱅크의 혁신과 지속성장의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설립과 출범을 이끈 주역이다.
카카오뱅크는 처음에 윤 대표 혼자 구성된 1인 태스크포스(TF)로 출발했다. 그러다 김범수 당시 카카오 의장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다수의 기획자·개발자가 합류했다. 이후 카카오 모바일뱅크 TFT 부사장을 맡으면서 카카오뱅크의 설립을 추진했다.
윤 대표의 지휘 아래 카카오뱅크는 2015년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2017년 4월 은행업 본인가를 받아 같은 해 7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 이용우 전 대표가 금융 관련 업무를 맡고 윤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담당하는 공동대표 체제로 구성됐다. 이 체제는 2019년 한 차례 연임을 거쳐 2020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용우 전 대표가 2020년 1월 정치권에 도전하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윤 대표는 2021년에 이어 올해에도 연임에 연달아 성공함에 따라 2025년 3월까지 총 9년간 지휘봉을 잡게 됐다.
네 번째 임기를 앞둔 윤 대표는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상반기 중 모임통장과 26주적금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수신 상품을 내놓고, 투자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펀드 판매는 물론 주식 외 유형·무형의 다양한 투자 상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 중 처음으로 해외 진출의 문도 두드린다.
다만 크게 떨어진 카카오뱅크의 주가를 회복시키는 것은 윤 대표 임기 내내 따라붙을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종가는 2만6600원으로 공모가(3만9000원) 대비 31.8%, 종가 기준 최고가(9만2000원)와 비교하면 71.1%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