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업체 세기리텍을 인수한 케이피에스가 또다른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성과 만들기에 들어갔다.
13일 케이피에스에 따르면, 미국 자회사 알곡바이오는 글로벌 바이오텍 보스턴사이언티픽의 자회사인 BTG 인터내셔널로부터 엽산수용체알파(FRα)를 표적하는 저분자 신약후보물질 이데트렉세드(Idetrexed)의 세계 독점 개발 및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다.
신약후보물질 이데트렉세드는 암세포에서 과다하게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진 FRα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세포 안으로 침투, 암세포의 DNA 복제 과정에서 필수적인 티미딜레이트 합성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암세포 사멸을 유발하는 작용기전(MoA)을 가진 약물이다.
이데트렉세드는 BTG의 공동개발 파트너인 ICR이 주도해 2019년까지 진행한 백금계 저항성 난소암 환자 109명(평균연령 62세)의 임상시험에서 최대허용용량(MTD)으로 투여 받은 FRα 과다발현(medium or high) 환자 25명에 대한 객관적반응률(ORR) 36%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미국 암연구학회(AACR) 대표 국제 학술지인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에 게재됐다.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내성을 보이는 저항성 난소암에서 ORR은 FDA의 승인 여부를 가를 만큼 중요도 높은 평가지표다. 항암화학요법 외에 가능한 치료법이 없었고 ORR은 10-15%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FRα를 표적하는 치료제 중에선 최초로 미국 바이오기업 이뮤노젠이 항체·약물 복합체( ADC) 엘라헤레(성분명: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로 백금계열 저항성 난소암 적응증에서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 이데트렉세드의 유일한 경쟁약물인 엘라헤레는 ORR이 27.4% 수준에 불과하고 안구독성, 혈구세포 감소 등이 부작용이 있다.
이데트렉세드는 나아가 항암제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PARP억제제(Poly ADP-Ribose Polymerase Inhibitor)와 병용 시너지 가능성도 약물 잠재력으로 꼽힌다. 향후 PARP억제제와 병용 임상을 통해 백금계 민감성 난소암 환자를 비롯해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기존 PARP억제제의 치료 영역으로까지 적응증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어서다. 임상 전 연구에서 이데트렉세드는 PARP억제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와의 병용시험에서 효능을 20배 이상 증가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엘라헤레의 가속승인을 계기로 글로벌 항암시장에서 FRα 가치가 상승한 점도 긍정적이다.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BMS)가 일본 제약사 에자이와 FRα ADC 치료제 'MORAb-202'의 공동 개발을 위해 최대 31억 달러(약 3조5150억원) 규모의 계약하기도 했다.
김성철 알곡바이오 대표는 "이데트렉세드는 현재 FRα를 대상으로 임상 개발 중인 유일한 저분자 약물"이라며 "임상 1상 시험에서 관찰한 효능 및 안전성 프로파일이 매우 유망한 만큼 난소암 환자들을 위한 강력한 치료옵션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FRα 과발현 암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전략을 짜 하반기 중 후기 임상 2(b)상 시험에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