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넘어 '토털 라이프케어 기업'으로…상조업계 성장 어디까지
상조 넘어 '토털 라이프케어 기업'으로…상조업계 성장 어디까지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4.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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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누적 선수금 약 8조원…매년 10%씩 성장

상조기업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상조기업 수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기업들이 도태되면서 업계가 안정권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례와 크루즈 여행, 웨딩, 가전 등 소비자의 생애주기 전반을 다루면서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한 상조기업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이들 상조기업은 저출산·고령화 흐름에 더해 고객 니즈를 반영한 신상품 출시, 이미지 개선 등 다양한 노력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최근 5년(2017~2022년)간 10% 이상의 선수금 성장세를 기록했다.

선수금은 상조 상품에 가입한 이용자가 매월 내는 납부금을 말한다.

상조업계 선수금 규모는 2017년말 4조2285억원에서 2022년 9월말 7조8974억원으로 성장했다. 5년 만에 무려 87%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상조 상품에 가입한 회원 수도 늘었다. 2017년 말 483만명이던 회원 수는 2022년 9월말 757만명을 늘어나면서 약 57% 확대됐다.

다만 상조기업 수는 2017년 163개에서 2022년 기준 72개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상조기업의 자본금 기준이 3억원에서 15억원에서 늘어난 것과 보람상조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영업환경이 자리 잡은 여파로 풀이된다.

◇경기 불황 타개책…산업군 막론한 제휴비즈니스 박차

상조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산업 전반에서 지속된 경기 불황 타개와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영업 활로 개척에도 한창이다. 일례로, 보람상조는 B2B(기업 간 제휴) 영업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보람상조는 최근 대한미용사회, 대한민국특전사동지회, 한국기술사회, 쿠쿠홈시스 등 여러 기관 및 단체, 기업과 제휴를 맺고 활발한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다. 전국 영업 네트워크 활용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반소비자 대상의 적극적인 대면·비대면 영업을 비롯, B2B 제휴영업을 병행하면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보람상조가 보유한 대규모 영업조직과 이종산업의 영업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 일명 크로스셀링(Cross-selling, 교차판매) 형태의 영업을 펼치기도 한다. 보람상조의 영업사원(설계사 조직)과 렌탈 가전기업 쿠쿠홈시스 영업조직이 협업하는 것이다. 보람상조와 쿠쿠홈시스는 상조와 렌탈가전 결합상품인 ‘쿠쿠보람’을 출시하고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시니어케어 서비스와 상조서비스를 결합한 ‘늘 든든’ 상품을 선보였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에임메드와 손잡은 상품으로, 시니어케어 및 건강진단, 간병비 지원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대명아임레디는 최근 미래에셋생명 신탁 고객이 장례서비스 이용을 원할 경우 대명아임레디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이르면 이달부터 서비스가 제공될 방침이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관심도가 높은 만큼, 상조기업들도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고객 만족 실현을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로 도약하는 상조업계

회원들의 부금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상조기업은 무엇보다 신뢰성과 안정성이 생명이다. 상조업계는 이에 발 맞춰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상조업계가 이미 출시한 크루즈, 웨딩, 가전, 어학 상품 등이 대표적인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로 꼽힌다.

특히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다가서면서 상조업계의 장례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상조기업의 오랜 장례경험과 다양한 라이프케어 서비스는 고인뿐만 아니라 유가족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 등 핵가족화로 인해 장례 서비스는 이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2021년 기준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하고 있다. 10가구 중 3가구가 1인 가구임을 엿볼 수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가 가운데 여섯 번째로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는 핀란드(47.0%), 스웨덴(45.4%), 독일(42.1%), 일본(38.0%), 프랑스(37.8%)에 이어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5년 27.2%에서 2017년에는 28.6%, 2019년에는 30.2%를 보였다. 통계청은 이 같은 추세를 놓고 오는 2050년에는 전체 가구의 약 40%가 1인 가구 형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조기업이 벌어들인 선수금은 회원이 장례 행사 또는 크루즈·웨딩 등 전환 서비스로 납입한 부금을 사용해야만 상조기업의 매출로 잡히는 구조다.

상조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장례행사를 가장 많이 경험한 기업으로 보람상조(7개 계열사 합산)가 꼽힌다.

보람상조는 올해까지 약 27만건(지난해 10월 기준)의 장례행사를 진행했다. 또 보람상조는 지난해 말 기준 277만명의 누적 회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선수금 수치가 앞선다는 것만으로 상조기업의 순위를 매기거나 우수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장례행사와 크루즈, 웨딩 등 상조기업의 다양한 상품을 이용하고 싶다면 상조기업의 누적된 경험치를 알 수 있는 다른 수치들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