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분당 수내역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위치한 피자&치킨 전문점 ‘피치타임’은 연방 걸려오는 배달 주문과 줄서서 기다리는 테이크아웃 주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점포다. 이 점포의 인기 비결은 ‘피자 먹을까, 치킨 먹을까’를 고민하는 고객의 망설임을 해결해주고 있기 때문. 자장이냐 짬뽕이냐를 쉽게 결정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짬자면’이 인기 있는 이유와 비슷한 경우다.
불황시대의 소비 트렌드인 초가성비와 1코노미 시대에 요구되는 다양한 고객 니즈에 맞게 메뉴의 다양화로 일대일 고객 맞춤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고객이 각자의 니즈로 가격대별 메뉴, 다양한 세트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메뉴판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외식비용이 다소 많이 들어가는 다자녀 가족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단골 고객인 정모(여.43) 씨는 “14살, 11살, 8살인 삼남매 외식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 고심인데다 피자, 치킨을 두고 서로 좋아하는 메뉴를 선택하려고 다투는 일도 잦았는데, 피치타임에서 두 메뉴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서 너무 좋은 것 같다”며, “게다가 떡볶이를 포함한 피자, 치킨, 떡볶이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2~3만 원대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배달 대신 테이크아웃 주문하면 3,000원 할인도 해줘 자주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외식 창업시장에서는 한 점포에서 두 가지 이상의 아이템을 취급하는 복합 점포가 주목받고 있다.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아이템을 복합적으로 취급함으로써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수요를 확대해 점포 효율성을 끌어 올리자는 취지다. 장기 불황에 한 점포에서 다양한 욕구를 원스톱으로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복합 점포가 증가하는 요인이다.
◆ ‘한 지붕 두 업종’...복합화로 점포 활용 두 배
가장 일반적인 복합화 전략은 메뉴나 업종을 묶는 것. 전문점 두 업종을 하나의 점포에서 취급함으로써 매출 다각화를 가져오는 전략이다. 피치타임처럼 가장 대중적인 업종인 치킨과 피자를 판매하고, 거기다가 떡볶이, 치즈볼 등 메뉴를 함께 취급하면 고객층을 더욱 넓힐 수 있다는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피치타임의 경우 피자와 치킨의 매출이 반반씩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피치타임 가맹본부 관계자는 “피자와 치킨의 메뉴 구성을 다양하게 하고, 가격대도 초저가에서 중저가 수준으로 촘촘하게 구성해서 고객 각자의 선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서 1~2인 가구와 3~5인 가구 모두로부터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피치타임은 시장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어 가맹점 모집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소자본 창업 희망자들의 어려운 처지를 고려하여 당분간 가맹비, 교육비, 인테리어비 등 본사 개설 마진을 남기지 않고 가맹점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에그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에그존’은 자사의 정통 샐러드 전문점 그린스미스와 콜라보레이션한 복합매장 ‘에그존&그린스미스’를 내세워 창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오고 있는 중이다. 에그존&그린스미스 가맹점은 최근 높아진 계란 샌드위치와 샐러드의 인기와 더불어 높아진 고객의 입맛에 부응하기 위해, 기획된 복합형 매장이다.
한 곳에서 두 개 전문점 브랜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매출확대가 용이하고 각 브랜드의 이름을 같이 사용, 브랜드 인지도를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본사 측은 설명한다.
◆ 복합화로 낮과 밤 매출 편차와 계절 불황도 극복
서울 지하철 논현역 인근의 ‘봉산평양냉면’은 냉면과 제육보쌈과 편육, 만두, 그리고 다양한 전골 메뉴로 사계절 대박점포로 자리 잡고 있다. 평양 맛집으로 소문나자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여 접목함으로써 사계절 인기 맛집으로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점의 경우도 계절별 매출 편차를 극복하고 있는 업종이 부상 중이다.
과거에는 치킨 호프가 겨울철 장사가 잘 안 되는 업종이었지만 최근 뜨고 있는 역전할머니맥주, 금별맥주, 범맥주 등은 소주 안주 메뉴를 다양하게 구성함으로써 계절별 매출이 고르게 오르고 있다. 이러한 융복합 전략이 다시 한 번 주류 전문점 프랜차이즈 붐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전언이다.
낮과 밤의 매출 편차를 극복하는 점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대찌개와 닭갈비 전문점 ‘박가부대’는 낮과 밤 간의 매출 편차를 극복해 장수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브랜드 론칭 초기에 부대찌개 전문점으로 출발했지만 부대찌개가 낮 매출은 높으나 저녁 매출이 낮은 단점을 닭갈비가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할머니보쌈족발’도 주 메뉴가 저녁에 판매되고 낮에는 매출이 적은 단점을 도시락 메뉴로 보완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후문이고, 특히, 원할머니보쌈족발은 점심 메뉴로 국수 메뉴와 가마솥밥반상 메뉴를 추가한 점포에 대한 고객 반응이 매우 좋다는 것이 본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처럼 점포의 기능 자체를 복합화해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점포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창업 전문가들은 “넓은 수요층을 가진 대중적인 두세 개 업종을 접목해 복합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면, 복합화를 통해 인건비 등 별도의 경상비용 지출 없이 점포 활용도를 높여 매출 확대가 용이질 수 있을 것이다”고 진단한다.
◆ 궁합 안 맞으면 오히려 점포 정체성만 흐려져
단, 섣불리 복합화를 시도하다 매장이 어수선해지고 점포의 정체성이 흐려져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외식 업종의 경우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 상반된 아이템을 취급하면 식재료 낭비는 물론 인력 손실 등의 이중고를 겪을 수 있음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상권과 입지, 소비자 수요 분석을 기초로 전문점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을 복합적으로 취급하면서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성공할 수 있다.
각각의 아이템간 연계 마케팅을 실시하거나, 낮과 밤 등 시간대별로 주 공략 아이템을 달리하는 것도 좋은 운영 전략이다. 또 다양한 기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매출 증대 효과보다 커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