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오더메이드·주류' 오프라인 강점 극대화
유통산업은 다른 업종보다 소비자들과 심리적·물리적 접점이 넓고 친숙하다. 소비 트렌드에 따른 변화 속도 역시 빠르다. 기업들이 제품·브랜드·마케팅·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고 뺏길 수도 있다. 경영 리더십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 신아일보는 기획 섹션 ‘매치업(Match-up)’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유통 전반에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시장을 주도하는 맞수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가 ‘미래형 대형마트’로 변신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핵심 경쟁력인 ‘공간’을 활용한 이색 콘텐츠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소비자가 매장에 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면서 성장을 지속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그로서리(식료품)·테넌트(임대매장)에 문화공간을 결합한 몰(Mall) 타입으로 점포를 리뉴얼 중이다. 1호점은 2020년에 선보인 이마트타운 월계점, 올해 3월 오픈한 이마트 연수점이 2호점이다. 2개 점포는 그로서리 중심의 매장과 F&B(식음료), 체험,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더 타운몰(The Town Mall)’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 점포다.
연수점은 실내 스마트팜과 30미터(m) 길이의 축산코너 쇼케이스, 참치 해체쇼가 펼쳐지는 수산코너 ‘오더메이드(Order-made)’ 공간이 특징이다. 또 1~2인 가구를 위한 소단량 상품존 ‘소소(少少)한 하루’, 주류 특화존 ‘Wine&Liquor(와인앤리큐르)’, 밀키트·샐러드 솔루션존 등도 갖췄다. 연수점의 더 타운몰에는 F&B 25곳, 엔터테인먼트 3곳, 패션 22곳, 라이프스타일 14곳, 편의시설 18곳 등 82개 테넌트가 들어섰다. 특히 회사가 운영하는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와 연계한 ‘랜더스 광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홈플러스는 ‘세상의 모든 맛이 다 있다’는 콘셉트의 메가푸드마켓으로 점포를 리뉴얼하고 있다. 메가푸드마켓은 ‘음식을 눈으로 보고 사야 한다’는 소비자 인식에 착안해 기획됐다. 실제 메가푸드마켓 점포 면적의 50% 이상이 식품 매장이다. 베이커리와 델리코너 ‘푸드 투 고’, 샐러드코너 ‘프레시 투 고’를 매장 입구 전면에 배치했다. 또 간편식을 ‘다이닝 스트리트’ 존으로 모아 동선을 효율화했고 열대과일·스마트팜 채소 매대를 뒀다. 축산코너 ‘더 미트 마켓’에는 오더 메이드 서비스가 도입됐다.
홈플러스는 2022년 2월 메가푸드마켓 1호점을 선보인 후 현재 총 18개점을 운영 중이다. 리뉴얼 1년차 10개점은 3월15일까지 베이커리 109%, 델리 105%, 신선가공 38%, 축산 48% 등 식품 전 카테고리 매출이 신장했다. 홈플러스는 식품·비식품 통합 배치와 연관 진열을 강화해 소비자 편의와 체험을 극대화한 ‘메가푸드마켓 2.0’을 연내 론칭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그로서리 매장을 확대하고 상권 특성을 반영한 비식품 매장으로 점포를 리뉴얼 중이다. 롯데마트는 부진 점포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나 2021년부터 전략을 바꿨다. 지난해에만 10개 점포가 새롭게 단장했다. 롯데마트는 그로서리는 물론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으로 소비자들을 점포로 유입시킨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의 대표 미래형 점포는 지난 2021년 12월 오픈한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 있다’는 콘셉트의 제타플렉스다. 제타플렉스는 롯데마트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플래그십 매장으로 그로서리·와인·리빙 구색이 강화된 전문 매장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점포 입구인 1층 면적의 70%를 와인으로 채운 ‘보틀벙커’,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길러 수확(아쿠아 포닉스)하는 방식이 적용된 유러피안 채소존, 대형마트식 오마카세를 선보이는 참치회 전문매장, 프리미엄 리빙 제품을 갖춘 ‘룸바이홈 랩’ 등이 있다. 보틀벙커에는 80여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이 별도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