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尹정부 1년을 말한다①] 금융인 열에 아홉 "100점 만점에 80점 미만"
[창간특집/尹정부 1년을 말한다①] 금융인 열에 아홉 "100점 만점에 80점 미만"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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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관련 비판은 소비자 입장서 이해…성과급 지적은 지나쳐"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윤석열 정부는 출범 1년을 맞아 발간한 ‘30대 핵심성과집’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복원한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당국까지 혁신을 강도 높게 강조해온 현실을 감안하면 특별히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신아일보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은행, 보험, 카드,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총 102명을 대상으로 ‘윤정부 1년을 제대로 평가해 달라’는 전제와 함께 총 12개의 질문을 각각 던졌다. 이번 설문조사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를 정리해 본다. 윤 정부에 남은 시간동안 금융정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신아일보 창간 20주년 '윤석열 정부 1년의 금융정책 평가' 설문조사 (그래픽=정지윤 기자)
신아일보 창간 20주년 '윤석열 정부 1년의 금융정책 평가' 설문조사 (그래픽=정지윤 기자)

신아일보가 금융권을 대상으로 ‘윤석열 정부의 금융정책을 점수로 매겨 달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평가는 박했다. 

전체 응답자 102명 중 91명(89.2%)은 ‘80점 미만’에 체크했다. 학점으로 환산하면 10명 중 9명은 ‘C학점’ 이하로 평가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70~80점 미만(C)이 31명(30.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70점 미만(D)·60점 미만(F)이 각각 30명(29.4%)으로 뒤를 이었다.

80점 이상을 준 응답자는 11명(10.8%)이며 △80~90점 미만(B) 7명(6.9%) △90점 이상(A) 4명(3.9%)으로 집계됐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하면서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정부 첫 금융당국 수장을 맡은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취임 뒤 첫 공개회의를 ‘금융규제혁신회의’로 정하고 ‘금융산업의 BTS’가 나올 수 있도록 금융권 규제를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완화 등을 통해 지난(문재인) 정부보다 친(親)시장적이고, 친(親)금융적인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며 “개인적으로도 그렇지만 금융권 전반에서 거는 기대감은 그만큼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금융권에서 윤 정부에 기대하는 목소리를 듣기 어려운 형국이다.

지난달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윤 정부 금융정책 1년에 대해 “금융 컨트럴타워가 부재이거나, 있다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냈다.

양대 금융노조는 “금융정책 및 체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데 정치적 필요에 따라 도마 위에 올렸다 내렸다 해버린다”며 “금융산업을 포퓰리즘에 이용하고 있어 실질적 개선이나 발전을 위한 논의보다는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용도로 금융산업에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창간 20주년 '윤석열 정부 1년의 금융정책 평가' 설문조사 (그래픽=정지윤 기자)

윤석열 정부가 바라보는 금융권에 대한 시각을 평가하는 질문에도 금융권의 부정적인 응답이 다수였다.

지난해 말 은행권을 시작으로 올해 초 비은행권까지 성과급에 대한 정부의 쓴소리가 확산하면서 윤 정부를 바라보는 금융인 다수는 곱지 않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윤 정부 출범 뒤 금융산업에 대한 대통령과 금융(감독)당국 수장 발언과 정책 등을 두고 ‘윤 정부의 금융 산업에 대한 관점을 현장 금융업 종사자로서 어떻게 체감하는가’라는 질문에 10명 중 7명 이상은 ‘적대적’이라고 답했다.

응답률은 △다소 적대적(59명, 57.9%) △중립적 (24명, 23.5%) △매우 적대적(14명, 13.7%) △다소 친화적(5명, 4.9%) 순으로 나타났다. ‘매우 친화적’이라는 응답은 없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 외에 금융과 관련된 정책에 대한 확인은 물론 체감도 어렵다”며 “최근 전세 사기 등 잠재된 악재까지 겹치면서 (윤석열 대통령) 임기 중에 금융권과 금융정책을 통한 민생 문제 해결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워낙 금리에 민감하다 보니 예대금리차나 비이자이익 확대 등 은행 경영과 관련한 정부의 질책은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성과급 문제는 노사 간 합의로 결정하는데 그런 부분까지 정부가 간섭하는 것은 지나칠뿐더러, '시장경제를 존중하겠다'는 말과는 다르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느낌”이라고 말했다.

bth77@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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