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는 출범 1년을 맞아 발간한 '30대 핵심성과집'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복원한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당국까지 혁신을 강도 높게 강조해온 현실을 감안하면 특별히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신아일보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은행, 보험, 카드,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총 102명을 대상으로 '윤 정부 1년을 제대로 평가해 달라'는 전제와 함께 총 12개의 질문을 각각 던졌다. 이번 설문조사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를 정리해 본다. 윤 정부에 남은 시간 동안 금융정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점 해소를 위한 보험·증권·카드사 등 '비은행권 은행 업무 허용'과 '스몰 라이선스(인가 세분화)', '챌린저뱅크(특화은행)'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결과물은 7월 중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논의된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금융권이 체감하는 정부 주도의 은행권 과점 해소 방안 등에 대한 실효성은 전반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권별로는 기대치 차이는 있었다.
우선 '계좌 발급 등 비은행권 은행 업무 허용에 대한 실효성이 있겠냐'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 중 31.4%(매우 아니다 9.8%, 아니다 21.6%)는 실효성이 낮다고 봤다.
응답자 29.4%(그렇다 17.6%, 매우 그렇다 11.8%)는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39.2%는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제도 개선, 예금자보호법 등 법 개정은 물론 시스템 마련과 같은 실제 비은행권 계좌 발급이 시행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비은행권의 은행 업무 허용에 대한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업권별 응답률은 차이를 보였다.
우선 보험업권에서는 34.8%(보통 응답 제외)가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21.7%는 '실효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금융투자업과 여신금융업은 '실효성이 있다'는 응답이 '없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금투업 39.0%는 '실효성이 크다'고 관측했고, 24.4%는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신금융업도 33.3%가 '실효성이 있다'고 답했고, '실효성이 없다'는 응답은 13.3%에 그쳤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과점 해소뿐만 아니라 비은행권 사업 확대를 위해서도 계좌 발급 등 은행업 고유 업무 관련 규제 개선은 필요하다"며 "다만 관련법 개정과 수수료 문제 등 사실상 실현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 개선은 필요하니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은행권 과점 체제를 허물기 위한 금융당국의 또 다른 논의안 스몰 라이선스, 챌린저뱅크 도입에 대해 10명 중 4명은 '은행 경쟁력을 분산시킬 수 없다'고 전망했다.
실제 '인터넷은행,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은행 경쟁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28.4%(매우 그렇다 5.9%, 그렇다 22.5%)는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이보다 더 많은 39.2%(매우 아니다 10.8%, 아니다 28.4%)는 부정적으로 응답해, 경쟁력을 분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봤다.
보통 의견은 32.4%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당국이 챌린저뱅크 대표 사례로 꼽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특화은행에 대한 유동성·건전성 우려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몰 라이선스, 챌린저뱅크 도입에 대해서도 업권별로 차이가 두드러졌다.
은행업권에서는 56.5%(매우 아니다 17.4%, 아니다 39.1%)가 '경쟁력이 없다'고 봤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은 17.3%(매우 그렇다 4.3%, 그렇다 13.0%)에 그쳤다.
보험업권에서도 부정적인 답변은 43.5%로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긍정적인 답변이 30.4%로 은행권에 비해 두 배 가깝게 높았다.
여신업권도 부정적인 응답이 긍정적인 응답보다 많았다. 다만, 부정적인 의견이 33.3%로 은행권과 보험업권 종사자에 비해서는 10.2%포인트(p) 낮아 차이가 있었다.
또 증권업권은 부정(29.3%)적인 의견보다 긍정 의견(36.6%) 비중이 높아 정부가 제시한 방안이 실효성이 있다는 데 무게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