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RS, 3년 안 돼 독산동서 올 11월 잠실로 이동
교촌치킨·멕시카나, 내년 3월 각각 판교·역삼 이전
오리온, 교촌치킨을 비롯한 대형 식품·외식기업의 신사옥 이전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상당히 늦춰졌다. 코로나19와 함께 비용 급증, 인력 부족 등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은 탓이 컸다. 이들 기업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된 후 신사옥 준공 추진을 이어가며 새로운 동력을 얻겠다는 계획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롯데GRS, 교촌치킨, 멕시카나 등 식품·외식기업들은 신사옥 이전을 준비 중이다.
국내 최대 제과기업 오리온은 내부적으로 강남 도곡동 본사 이전 시기를 2026년으로 재조정했다. 신사옥 자리는 오리온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마켓오’ 도곡점으로 지하철 3호선 매봉역 부근이다. 맞은 편에는 생활용품 기업 ‘다이소’ 본사(구 EBS 도곡사옥)가 있다.
오리온은 지금의 용산 본사 건물이 70년 이상 노후화하면서 대내적으로 새 사옥 건립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도곡 신사옥 완공 예정 시기는 당초 2024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공사 일정에 여러 변수가 생기면서 2026년으로 늦춰진 상태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 초 신사옥이 들어설 마켓오 도곡점을 철거하고 현재 기반을 닦는 단계”라면서 “2026년 중 신사옥 이전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리아·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 역시 사옥 이전을 추진 중이다. 현재 사옥이 있는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송파구 잠실동 9호선 삼전역 부근으로 확정하고 이르면 11월 중에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GRS는 앞서 2021년 6월 서울 갈월동 사옥에서 독산동 ‘금천롯데타워’로 입주하면서 독산동 시대를 맞이했다. 롯데GRS의 사옥 이전은 약 33년 만이었다. 이번 재이전 결정으로 독산동 시대를 연지 3년도 안 돼 잠실로 사옥을 옮기게 됐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를 비롯한 여러 계열사가 모인 잠실로 옮기면서 회사 안팎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2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판교 신사옥은 계획대로라면 올 5월 준공을 마쳐야 했다. 경기도 오산에 본사가 있는 교촌은 내부적으로 내년 3월 전후에 신사옥 준공이 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시멘트·철근·골재를 비롯한 공사비용 급증과 인력 부족 등이 준공시기가 늦춰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교촌은 상장 이듬해인 2021년 9월 판교 신사옥 기공식을 열었다. 연면적 1만4011제곱미터(㎡, 4200여평)에 지하 4층, 지상 11층 등 총 15개층 규모다. 신사옥에 투입된 예산은 당초 217억원에서 237억원으로 늘었다.
또 다른 치킨 브랜드 멕시카나는 이르면 내년 3월께 역삼 신사옥 준공을 예상한다. 2021년 7월 총 14개층 규모의 역삼 신사옥 기공식을 갖고 준공시기를 올 1월로 계획했지만 교촌과 비슷한 이유로 1년 이상 늦춰졌다. 역삼 신사옥은 대구, 송파에 이은 멕시카나의 세 번째 사옥이다.
이 외에 수제햄버거 브랜드 ‘프랭크버거’는 450억원 이상을 투자해 연내 이전을 목표로 6개층 규모의 신사옥을 조성 중이다. 국산 돼지고기 한돈 브랜드 ‘도드람’을 운영하는 도드람양돈농협은 창립 33년 만에 지난달 경기 이천에서 서울 강동구 신사옥 ‘도드람타워’로 이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