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진옥동 '영토확장' 임종룡 '조직혁신'
취임 100일…진옥동 '영토확장' 임종룡 '조직혁신'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6.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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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확대, 리딩뱅크 탈환·인수합병 과제 산적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각 사)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각 사)

취임 100일을 맞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내실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진옥동 회장은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나서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닻을 올렸다.

임종룡 회장은 관치금융 우려를 씻어낼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도입해 합리적인 조직혁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기에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리딩금융 탈환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내부통제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2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진 회장과 임 회장은 각각 오는 30일과 내달 1일에 취임 100일을 맞는다.

두 회장 모두 3연임에 도전한 조용병 전 회장과 손태승 전 회장의 용퇴로 바통을 넘겨받게 됐다.

진 회장은 영토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 근무 당시 쌓아온 '일본통'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지난 4월 첫 해외 출장지로 일본을 찾았다.

일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한 IR은 물론 미즈호은행과 일본은행,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 등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양국 무역 정상화 등 기업 차원의 한·일 관계 회복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진 회장은 2015년 신한은행장 재직 시절 설립한 '신한 퓨처스랩 재팬'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 일본 진출과 일본 스타트업 발굴, 투자 등을 통해 양국 스타트업 교류와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이어왔다.

진 회장은 이달 네덜란드와 프랑스, 영국 등 유럽지역을 방문하며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섰다. 특히 이번 출장길에서는 2001년 신한금융 출범부터 협력해온 4대 주주 프랑스계 은행 BNP파리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다졌다.

진 회장은 다음 달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게이단렌이 주최하는 '한·일 산업 협력 포럼'에 참석해 발표자로 나설 예정이다.

진 회장은 상생 금융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적극적이다.

실제 진 회장은 취임 직후 대출 금리 인하와 고정금리 전환 지원 등 1623억원 규모 금융비용 절감 혜택을 제공하는 '상생금융 종합방안'을 내놨다. 국제금융공사와 유엔환경계획 등 ESG와 관련된 국제기구와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진 회장은 당장 리딩금융 탈환이라는 최우선 과제에 직면해 있다. 

실제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6423억원으로 리딩금융을 수성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당기순이익 1조3880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1조4976억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임종룡 회장은 그룹 전반의 윤리경영을 중점 과제로 뒀다. 

임 회장 취임 당시 우리금융그룹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은행권 최대 직원 횡령 등 리더십 문제로 금융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회장 후보군 중 유일한 관료 출시 임 회장이 선임된 배경에도 고질적인 내부 파벌을 끊고 새로운 조직 혁신을 이끌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해석이 있었다.

실제 임 회장은 지난달까지 장장 64일간 이뤄진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도입, 공정성과 객관성,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며 금융당국과의 관계 회복을 완만하게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임 회장은 상생금융 강화에도 매진하고 있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 △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금융 패키지 제공 △지속적인 상생금융 지원방안 마련 △상생의 책임을 다하는 금융기능 운용 등 '3대 상생금융 원칙'을 통해 총 20조원 규모, 연간 2050억원의 소비자 혜택 제공 계획을 밝혔다.

대출 금리인하는 물론 금융바우처를 제공하는 청년도약패키지, 소상공인 생활안정자금 지원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조직 혁신이라는 첫 단추는 안정적으로 끼워졌지만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성 확보는 당면 과제다.

임 회장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그룹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며 "위기 속 숨어있는 큰 기회를 찾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수·합병(M&A) 1순위 증권사 매물이 마땅치 않고 유력한 매물 중 하나로 거론됐던 유안타증권 인수는 사실상 불발됐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 증권사와 보험사를 두고 있지 않은 탓에 우리금융은 1분기 9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NH농협금융(9471억원) 뒤에 서게 됐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