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수칙 준수 여부 점검·건강 상태 확인 등 다방면 대응
전국 건설 현장에 '폭염 비상'이 걸렸다. 작업자 온열 질환 위험이 커지자 건설사 안전관리자와 CEO가 직접 현장을 챙기고 있다. '물·그늘·휴식'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근로자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등 다방면으로 폭염에 대응하는 중이다.
기상청은 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 또는 주의보를 발효했다. 전국이 매우 무덥다며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최근 무더운 날이 지속되자 근로자 온열 질환·사고 위험이 큰 건설 현장은 비상이다. 중부지방노동청과 HJ중공업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공사 현장에서 폭염 사고 예방 합동 점검을 했다. HJ중공업은 지난달부터 폭염에 대비해 'HJ 건강한 여름나기 혹서기 신호등 캠페인, 이것만은 지킵시다!' 캠페인 진행 중이다. 온열 질환 예방 3대 기본 수칙인 '물, 그늘, 휴식'을 강조하는 활동이다.
합동 점검에 참여한 민길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열사병 등 온열 질환이 우려되는 폭염 상황에는 옥외 작업을 최소화하고 기본 안전수칙을 준수해 근로자들의 안전과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날 ㈜한화 건설부문도 인천공항 2터미널 확장 공사 현장을 살폈다. 김승모 대표이사와 고강석 최고안전책임자(CSO)가 물과 그늘, 휴식 제공 상황을 확인하고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김 대표이사는 현장 휴게시설을 방문해 에어컨과 정수 시설, 식용 소금, 휴식용 의자 등 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찾아가는 팥빙수 간식차' 행사를 통해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김 대표이사는 현장 관리자들에게 "무더위 속 건설 근로자들의 온열 질환 예방과 안전사고 방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물, 그늘, 휴식의 3대 수칙이 전 현장 빠짐없이 적용되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6월1일부터 오는 9월15일까지를 '폭염 재난 예방 혹서기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하고 근로자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달 20~28일 푸드트럭을 활용해 전국 25개 건설 현장 근로자들에게 컵빙수와 도넛, 수박화채스무디 등을 제공했다. 지난 6월에는 이 회사 이정렬 시공부문 대표가 전국 현장을 직접 돌며 안전 관리 상황을 점검했다.
이정렬 대표는 현장 담당자들에게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현장 근로자들에게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해줬으면 한다"며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혹서기 안전관리 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하라"고 주문했다.
태영건설 배종건 안전보건실장은 이재규 대표이사 지시를 받아 지난달 31일 신경주역세권을 시작으로 전국 현장 폭염 대비 점검을 진행 중이다. 여름 기본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옥외 근로자 체온 측정, 찾아가는 건강상담, 안전보건교육 등을 진행한다.
한편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 현장 폭염 관리 관련 법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노동부가 '폭염기 온열 질환 예방 가이드'를 강력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무더위에 노출된 건설 노동자들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최근 건설노동자 31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5%가 "(건설 현장에) 휴게실이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