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 이은 R&D' 40년 투자...'4E' 혁신모델 도출
'최태원 대 이은 R&D' 40년 투자...'4E' 혁신모델 도출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3.08.29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계, SK이노 R&D 여정 반추·시사점 도출
최종현 선대회장, 1983년 업계 최초 시설건립
최태원 회장, 그린 포트폴리오 구축 R&D 선도
이지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R&D 경영 40주년 성과 발표' 콘퍼런스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이지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R&D 경영 40주년 성과 발표' 콘퍼런스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그린에너지 기업 성장 비결은 ‘최고 경영층이 이끈 R&D경영 도전 40년’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이에 맞춘 R&D 전략으로 '4E'로 불리는 독특한 혁신모델이 도출됐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지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R&D 경영 40주년 성과 발표' 콘퍼런스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환경과학기술원의 전신인 기술지원연구소를 설립한 1983년을 R&D 경영의 원년으로 삼았다.

이지환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정유업의 원천적 한계를 극복하고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며 "R&D에 대한 강력한 투자와 도전, 때로는 실패를 감수하는 정신이 있었다"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특히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R&D 경영에 대한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정유업계 R&D 거점시설로는 최초로 1983년 울산에 기술지원연구소를 마련했다.

또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었던 그는 정유사에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R&D의 방향을 설정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후 연구소는 1995년 대전 대덕구 유공대덕기술원(현 환경과학기술원)으로 거듭나 오늘날 SK이노베이션 '그린 R&D'의 초석이 됐다.

최태원 현 회장에 대해선 선대회장의 기술 중시 철학을 계승·발전시킨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R&D 분야를 기존 주력 사업인 에너지, 화학에 머무르지 않고 그린 기술을 지향하도록 독려하면서 친환경 기술 개발을 선도해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R&D라는 것이 단순히 시간과 돈을 들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어떤 기술을 연구개발할 것인지 사업 부문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협력할 것인지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진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하느냐가 R&D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의 독특한 R&D 전략을 기반으로 △Entrepreneurship(경영철학과 도전) △Exploitation(기존사업 경쟁력 강화) △Exploration(미래형 신사업개발) △Expertise (기술역량) 등 '4E'로 명명된 혁신 모델을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연계해 두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이 단순한 R&D가 아닌 연구사업개발(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 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을 경쟁 우위 요소로 꼽았다.

또 두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이 단순한 R&D가 아닌 연구사업개발(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 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을 경쟁 우위 요소로 꼽았다.

R&D를 하되 반드시 사업성이 충분한 쪽으로 연결지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란 의미다. 실제 최태원 회장은 R&D 인력이 내놓은 연구 결과물이 실제 사업으로 적용 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을 때 성과 수익의 최대 5%를 해당 R&D 인력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동기 부여의 의미가 강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런 SK이노베이션의 R&BD 성과는 에너지·소재 분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이어졌다.

1995년 세계 최초로 정유공장의 미전환유(UCO)를 원료로 고급 윤활기유인 유베이스(YUBASE)를 생산하는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2005년에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3번째로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리튬이온 배터리용 분리막(LiBS)을 자체 원천기술로 만들었다. 1996년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시작으로 2006년 중대형 전기차 배터리 제조기술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경험은 오늘날 SK온의 급속충전(SF) 배터리 개발로 이어졌다.

송재용 교수는 "최종현 선대회장 때부터 기업이 하는 R&D는 결국 사업화가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R&D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경영시스템을 잘 구축해왔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형적 정유회사였던 SK이노베이션은 통합 R&D 기능을 중점적으로 수행하며 신사업 개발에 주력하는 중간지주사로의 성공적 전환을 이뤘다는 것이다.

355015ok@daum.net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