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가운데 금리인하 요구를 받아들여 이자를 가장 많이 감면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의 신용상태가 개선되면 금융사에 대출 이자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신용상태 개선 요건은 취업이나 승진, 재산 증가, 신용점수 상승 등이다. 2002년 금융권에 처음 도입됐고 2018년 12월 법제화됐다.
국내 19개 은행이 상반기 접수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총 121만7064건이다.
이 중 36만1463건이 받아들여져 29.7%의 수용률(수용건수/신청건수)을 나타냈다. 금리인하 요구 신청 3건 중 1건은 실제로 금리를 낮춘 셈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소비자가 실제 감면받은 이자액은 총 928억4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 비교 공시는 2021년 10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반기별로 시행되고 있다.
은행별로 금리인하요구권의 신청 건수와 수용 건수, 수용률, 실제 이자 감면액과 인하율 등의 내역을 공개해 소비자들이 쉽게 현황을 알고, 금리인하 요구 제도를 더욱 활성화하자는 취지가 담겼다.
실제 공시 제도 도입 목적에 맞게 신청 건수와 수용 건수 모두 지난해 하반기보다 늘었다.
신청 건수는 지난해 하반기 102만9112건에서 올 상반기 121만7064건으로 18.3%(18만7952건) 증가했고, 수용 건수 역시 같은 기간 31만5771건에서 36만1463건으로 14.5%(4만5692건) 늘었다.
감면된 이자 금액은 702억9100만원에서 928억4100만원으로 32.1%(225억5000만원) 불어났다.
다만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30.0%로 지난해 하반기(30.6%)보다 소폭 하락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NH농협은행이다. 총 1만3563건을 신청받아 이 중 9332건을 수용해 수용률 68.8%를 기록했다. 감면된 이자 금액은 9억8000만원이었다.
이어 △우리은행 34.9% △신한은행 26.7% △KB국민은행 25.7% △하나은행 19.2% 순으로 수용률이 높았다.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수용 건수와 이자감면액 규모는 수용률과 차이가 있었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수용률이 5대 은행 중 세 번째였지만, 이자감면액은 60억7800만원으로 5대 은행은 물론 국내 전체 은행 중 가장 컸다. 수용된 금리인하 요구 건수당 이자감면액은 하나은행이 19만357원으로 수위였다.
금리 인하 폭은 신한은행이 0.39%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하나은행(0.32%) △NH농협은행(0.30%) △국민은행(0.15%) △우리은행(0.11%)이 뒤를 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 제도가 정비되고 비대면 신청 시스템이 구축되자 신청 건수가 늘면서 수용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며 “열에 아홉은 비대면을 통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