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증권사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보다 못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증권업계가 '어닝쇼크'를 겪을 수 있단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위탁매매 등 펀더멘탈은 물론 지표를 보고 투자하는 모멘텀도 약해졌고,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부동산 및 기업금융 수수료 등 관련 수익도 2분기보다 눈에 띄게 줄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3분기 증권사 지배주주순이익은 5850억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분기보다 14.8% 감소한 수준으로, 이전에 제시된 전망치 6260억원보다도 6.6%나 낮은 수치다.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3분기 역시 일회성 비용에 따라 기업별 실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투자자산 손실 인식 등에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각각 1490억원과 1320억원으로 제시된 전망치보다 22.0%, 17.5% 적은 1160억원과 109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일회성 비용이 제한적일 것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최근 순이익 전망치(각각 2060억원, 1530억원)는 이전 전망치(각각 1890억원, 156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여기에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3분기 일평균거래대금은 전분기 대비 9.4%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전분기보다 리파이낸싱(차환용 채권 발행) 수요가 크게 감소하는 등 IB 관련 수수료 수익 둔화 영향에 전체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보다 5.5%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운용과 기타손익은 채권과 비시장성 자산 평가손실 기저 영향으로 개선되겠지만, 높은 금리로 인한 조달 비용 확대로 이자수익은 전분기 대비 7.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제적 가정 변경을 반영한 추정 ROE(자기자본이익률)도 전분기 대비 약 0.3%포인트(p) 하향 전망됐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과 고객예탁금, 신용잔고 모두 감소하는 추세며, 이에 더해 인수금융 위축과 해외주식 수수료 경쟁 부담, 채권 돌려 막기 관련 불건전 영업행위 손실 우려 등도 있어 증권사 영업환경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사 실적이 하향 전망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지만, 주요 증권사들은 여전히 '증권주 매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미 관련 리스크가 반영돼 현재 (증권사) 주가는 낮은 수준"이라며 "일부 회사들 경우 실적 추정치 하향에도 불구하고 올해 배당수익률이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해 국내·외 투자 자산 건전성 문제가 다시금 대두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