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2기' 쇄신에 '싸늘'… "사람 바꿔서 될 일이냐"
與 '지도부 2기' 쇄신에 '싸늘'… "사람 바꿔서 될 일이냐"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10.16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현 "당·정·대 관계에서 당 주도 역할 강화하겠다"
당 '실세' 사무총장, TK 출신… '근본 체질 개선' 없어
"수도권 선거 해 보나 마나" "당 간판·책임자 바뀌어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임명직 당직자 후속 인선을 단행하는 등 인적 쇄신에 나섰지만, 당내에서는 근본적인 체질 변화 없이는 총선 승리는 힘들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인사들이 일선에서 후퇴했지만 범(汎) 친윤(親윤석열)색채로 당직이 재편됐고, 대통령실-여당 수직관계 운영과 국회의원 선거 공천 기조에서 극적인 변화 가능성이 불투명한 탓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임 사무총장에 이만희 의원(재선·경북 영천시 청도군),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예지 의원(비례대표), 조직부총장에 경기 광주시갑 함경우 당협운영위원장을 임명했다. 수석대변인에는 초선인 박정하 의원(강원 원주시갑)이, 선임대변인에는 전 서울 강동구갑 당협위원장인 윤희석 대변인이,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재선의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시 연천군)이 발탁됐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절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며 3대 혁신 방향과 6대 실천 과제를 제시했다. 3대 혁신 방향은 국정운영 비전과 목표를 서민친화형으로 강화하고, 민심부합형 인물을 내세우고 상향식 공천을 적용하며, 도덕성 및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수도권 인물을 전진 배치하고 취약 계층을 대변하는 인사를 기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공석이던 주요당직 중에선 박성민 의원이 맡았던 제1사무부총장(전략기획부총장) 인선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또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그 사정을 (정부와 대통령실에) 적극적으로 요구해 관철해 나가겠다"며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 당·정·대 관계에 있어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당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 전략과 메시지, 정책, 홍보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 권한을 부여받은 당 혁신기구를 출범하고 총선준비기구와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 쇄신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당내에서는 비윤계를 중심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다음해 총선 수도권 민심의 리트머스지로 여겨진 만큼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던 기존 선거 방식을 벗어나 당 외연확장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허은아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탕평인사라고 하는데, 지금 사람 바꿔서 될 일인가. 우리당이 '영남당' 이런 이야기를 들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고 말했고, 김영우 전 의원은 "이 상태로는 내년 총선, 특히 수도권 선거는 정말 해보나 마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일갈했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가만히 있으면 2020년과 같은, 내지는 그보다 더 못한 결과를 받을 수 있다고 하는 심각한 경고음이다"며 "당 간판 내지는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책임자가 바뀌지 않고 임명직 당직자만 바뀐다고 해서 이것이 국민들께 어떤 큰 의미를 드릴 수 있을까"고 반문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인선은 비상대책위원회를 피하기 위한 꼼수 인사다"며 사실상 '체질 개선'은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총선 공천을 관리하는 당 '실세'인 사무총장에 당 지지 기반이 확실한 TK(대구·경북) 출신 재선 의원을 배치한 것이 그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엄 소장은 "오늘 인선 핵심이 사무총장인데, 거기에 TK 의원을 인선하고 혁신이라고 우기면 어떡하나"며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수도권 민심을 얻는 지름길이다"고 질타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