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과 사람의 공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가다
[르포] '첨단 기술과 사람의 공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가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10.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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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개 분야 80개 로봇 투입…인력난 해소, 안전·생산성 향상
디지털 생산센터, 한눈에 작업상황 파악…글로벌 사업자 도약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사람이 올라가기 힘든 경사진 철판 위에 로봇이 나타나 용접을 시작한다. 이내 로봇이 작업을 마무리하면 근로자가 로봇을 손쉽게 들고 다른 작업장소로 이동한다.

지난 27일 방문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선 인공지능(AI)·로봇 등 첨단기술과 근로자들이 공존하는 미래 조선소 현장을 미리 만날 수 있었다. 거제사업장 용접 자동화 실험동에선 △탑재론지 용접로봇 △무레일 주행 용접로봇 △오비탈 GTAW(가스텅스텐아크) 용접장치 △레이저 용접기술 시연이 진행됐다.

이중 무레일 주행 용접로봇은 경사진 곳에 레일 없어도 용접이 가능해 시간단축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장비 무게도 일반형은 13.5kg, 경량형은 8.5kg에 불과해 작업자가 손쉽게 이동시킬 수 있다. 국산 또는 일본장비의 무게는 레일 포함 총 130kg이 넘는다. 또 오비탈 GTAW 용접장치는 높은 기량을 요구하는 배관 용접을 균일하게 해냈다. 특히 로봇들이 작업한 용접부분은 균일해 그라인딩 할 필요도 없었다.

이날 확인한 한화오션의 용접장치와 로봇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직접 개발한 기술들이다. 현재 한화오션이 개발에 성공해 현장에 활용하고 있는 로봇은 협동 로봇을 비롯해 총 10여개 분야 80여개에 달한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탑재론지 용접로봇.[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개발한 탑재론지 용접로봇.[사진=한화오션]

4차산업혁명 기술은 작업자들의 숙련도 격차를 줄이고 효율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필수다. 특히 거대한 배는 수십 블록들을 쌓아 만드는 데 블록을 연결할 때 2000~3000번 이상의 용접작업이 필요하다. 또 블록과 블록을 결합할 때 발생하는 밀폐공간에 로봇용접을 적용하면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 현장 전반에 걸쳐 구축된 자동화 라인을 최신 AI·센서·IoT 기술을 융합해 스마트화 구현을 추진 중이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작업 분야인 선행 전처리 및 도장 분야를 중심으로 자동·무인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후행 공정 분야에도 조선업 최초 무레일 용접시스템 개발, 전선 포설 자동화 장비 개발 성공 및 현장 보급으로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 올리고 있다.

시연을 진행한 한화오션 관계자는 “근로자는 휴식시간, 근태 등으로 로스타임이 생기는 데 로봇은 그런 게 없다”며 “내년부터는 조선용 협동로봇도 개발할 예정이다. 현장 자동화율 목표는 70%”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문한 디지털 센터에선 한화오션의 미래 스마트 야드기술을 경험할 수 있었다.

레이저 아크 하이브리드 용접 시스템.[사진=한화오션]
레이저 아크 하이브리드 용접 시스템.[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은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전략에 따라 스마트 야드를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사람’과 ‘경험’ 중심의 생산에서 ‘데이터’와 ‘로봇’ 기반의 디지털 및 자동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한화오션이 추구하는 ‘스마트 야드’의 ‘전진 기지’ 같은 역할로 지난 2021년 조선업계에서 처음 설립됐다. 여의도 면적의 1.5배(150만평)에 이르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곳곳을 한눈에 파악하고 문제 발생 시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곳이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와 ‘스마트 시운전센터’ 등 2개의 센터로 구성됐다. 생산관리센터는 건조 중인 블록 위치와 생산 공정 정보 현황 등을 드론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시운전센터는 바다 위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 상태를 육지에서 확인하는 곳이다.

특히 생산관리센터에선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각종 생산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문제 발생 시 빠르게 해결책 모색이 가능하다. 또 기상 상황 등 생산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을 예측하고 시뮬레이션으로 위험 요소를 사전 대응할 수도 있다.

권순도 한화오션 스마트야드연구팀장은 “기존엔 유선, 메일로 공정현황을 확인했는데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웠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