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스킨케어·니치향수 '뷰티사업' 확대…창사 첫 시도
신세계인터, 뷰티 '투 트랙'…돌체앤가바나 독점 유통
실적 부진에 빠진 패션업계가 인테리어, 화장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다양화, 세분화된 소비자 니즈(needs)에 발맞춰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을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F·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 등 패션 대기업들은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올해 상반기 수익성이 악화됐다.
LF는 올 상반기에 영업손실 25억원(연결기준)으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한섬의 영업이익은 601억원으로 30.5% 축소됐고 매출액은 7516억원으로 0.4%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영업이익 287억원, 매출액 646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60%, 12.2%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LF와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라이프스타일·뷰티 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실적 반등을 꾀하는 모습이다.
LF는 ‘럭셔리테리어(럭셔리+인테리어)’ 수요를 겨냥해 최근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로브제(L’OBJET)’를 수입했다. 로브제는 정교한 공예 기술, 장인 정신, 고급 자재를 앞세워 럭셔리 인테리어 분야에서 인지도를 쌓은 브랜드다. 수공예로 만든 인테리어 소품, 테이블웨어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올해 20주년을 맞아 향수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 LF는 로브제의 20주년 기념 ‘아포써케리 컬렉션’ 중 뷰티 제품을 위주로 선(先)출시했다. 오는 12월에는 캔들, 룸 스프레이 등 판매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LF는 또 질스튜어트 뉴욕(JILLSTUART NEWYORK)을 통해 아티스트 송지혜 작가와 협업한 테이블웨어 컬렉션 ‘모먼트 에디션’을 판매한다. 모먼트 에디션은 △클루 머그잔 △골든키 커피컵 세트 △모먼트 플레이트 △오버 볼 △직사각 플레이트 등으로 구성됐다. LF는 패션과 아트를 융합한 테이블웨어 모먼트 에디션으로 소비자들에게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질스튜어트 뉴욕의 확장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패션, 뷰티에 국한되던 럭셔리·니치 소비가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넓어지고 카테고리도 세분화됨에 따라 높아진 고객 눈높이에 대응하고자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며 “향후 스몰럭셔리 마니아들과의 접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지난 2021년 8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oera)’를 론칭하며 뷰티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섬이 패션 외 이종(異種)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한섬은 오에라를 시작으로 지난해 프랑스 니치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 바(Liquides Perfume Bar)’와 올해 오에라의 남성 라인 ‘오에라 옴므 컬렉션’, 아르헨티나 니치향수 브랜드 ‘푸에기아 1833(FUEGUIA 1833)’를 선보이며 뷰티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뷰티사업을 통해 패션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의 고품격 이미지를 접목한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를 지속 확대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라며 “향후 리빙·식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 국내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명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연작’, ‘뽀아레’ 등 자체 뷰티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한 올 하반기 코스메틱(화장품) 부문에서 3개 이상의 신규 수입 브랜드를 론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신세계인터는 최근 이탈리아 ‘돌체앤가바나 뷰티’와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돌체앤가바나 뷰티의 프리미엄 향수 라인을 선공개했고 내년에는 국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며 메이크업과 니치향수 ‘벨벳’ 컬렉션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이와 함께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메모파리(이하 니치향수) △멜린앤게츠 △네츄라비세(이하 스킨케어) △아워글래스 △로라 메르시에 △돌체앤가바나 뷰티(이하 메이크업) △오리베 △다비네스 △라부르켓(이하 헤어 및 바디케어) 등 폭넓은 수입화장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돌체앤가바나 뷰티가 가진 브랜드 헤리티지와 인지도, 자사의 수입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통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신규 브랜드를 적극 발굴·도입해 뷰티사업 성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