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대출 관리 위한 정부 주담대 규제 전망도 악영향
이달 주택사업경기 전망 지수가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며 9개월 만에 60대선으로 내려앉았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내 금리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정부가 주담대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악영향을 미쳤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주산연이 조사한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지난달 대비 18.9p 내린 68.8로 집계됐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주택 공급자 관점에서 주택사업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85 미만이면 주택사업 경기를 하강 국면으로 파악하고 85 이상 115 미만이면 보합 국면,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본다. 이달 지수는 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60선으로 떨어졌다.
주산연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섰고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한국 금리도 지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게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부실화 우려로 주담대 제한 전망이 나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지수가 83.5로 전월 102.9 대비 19.4p 떨어졌고 지방도 65.6으로 전월 84.5와 비교해 18.9p 하락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별 지수를 보면 서울이 86.3으로 가장 높았고 △광주 84.2 △인천 83.3 △세종 81.2 △경기 81 △대구 72.7 △대전 71.4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주산연은 수도권이 여전히 80대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북과 제주, 전남, 충남 등 지방은 50선으로 지수가 내린 만큼 지방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달 주택사업 자재수급지수는 82.4로 전월 95 대비 12.6p 내렸고 자금조달지수도 65.5로 전월 75와 비교해 9.5p 하락했다. 반면 인력수급지수는 93.4로 전월 90.1보다 3.3p 상승했다.
자재수급지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애로와 원자잿값 상승이 이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자금조달지수는 시중금리 상승과 브릿지론(연계자금),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사업자금 조달 관련 어려움이 커지며 하락했다.
주산연은 주택사업경기지수와 자재수급지수, 자금조달지수가 악화하는 가운데 주택 인허가 물량도 줄고 있어 지역경제와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택시장 불안정 문제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신속하고 충분한 수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