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정 사피온 대표가 새로운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으로 국내외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한다. 전작대비 연산성능을 약 4배 이상 끌어올린 글로벌 톱티어 신경망처리장치(NPU)로 파트너사들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최근 서울 SK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후 데이터 센터용 AI반도체 X330을 16일 전격 공개했다.
‘X330’은 사피온이 선보인 차기 추론형 NPU다. TSMC의 7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됐다. 연산성능은 전작 X220 대비 4배 이상 늘렸고 전력효율도 2배 이상 확보했다.
류 대표는 X330이 글로벌 AI 컴퓨팅 업체 엔비디아의 GPU L40S 대비 연산능력은 2배, 전력효율은 1.3배 이상 우수하다고 자신했다. L40S는 엔비디아가 지난 8월 출시한 제품으로 내년 중국 수출을 고려해 개발됐다.
X330은 동영상 관련 프로그램 처리속도 향상을 위해 비디오코덱 과 비디오 후처리 IP를 내장했다. X330은 내장된 하드웨어 IP를 통해 4채널 4K 60fps 동영상 입력 처리가 가능하다. 특히 전작인 X220 대비 응용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이에 사피온은 AI 서비스 모델 개발기업과 데이터 센터 시장 공락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피온은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X330 시제품 테스트와 신뢰성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 자율주행차용 AI칩 X340도 선보일 계획이다. X340은 300시리즈 코어의 변형으로 사피온은 IP형태로만 지원한다.
X330을 통한 매출·영업이익 등 경영목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피온은 SK텔레콤, NHN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과 협업하며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 중이지만 아직 대규모 고객사는 확보하지 못한 까닭이다.
사피온은 지난해 12월에느 SK브로드밴드 가산 IDC 내에 사피온 AI반도체 X220 장착 서버를 사용해 7.6Peta Ops 처리량에 달하는 NPU Farm 을 구축했다. 또 NHN데이터센터에 X220 칩을 사용한 AI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도 구축했다. 다만 지난해 사피온 코리아의 매출은 25억원, 영업손실은 102억원을 기록했다.
류 대표는 “이런(AI반도체) 기업이 성장하는데 국내 마켓사이즈는 작다. 그래서 글로벌 진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피온은 지난 2016년 SK텔레콤 내 신설된 AI칩 연구개발(R&D)팀에서 시작됐다. 2017년 AI 칩 X110, 2020년 X220을 선보였다. 이후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SK ICT 연합 3사가 AI반도체 사업 육성을 위해 공동투자해 미국과 한국에 사피온 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중순엔 50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600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