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종근당·대웅제약·HK이노엔, 영향력 강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은 물론 중국·동남아·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 깃발을 꽂고 있다. K(코리아)-제약바이오의 저력을 입증하며 세계무대 호령을 위한 발판을 굳건히 만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허가당국의 승인을 받거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영토 확장에 탄력이 붙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집계한 2022년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10조4561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국제 신인도가 높아졌다는 방증이며 끊임없는 도전의 성과라는 게 업계 주된 시각이다. 게다가 이런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항체 바이오시밀러 ‘짐펜트라(성분 인플릭시맙)’ 신약 허가를 획득했다. ‘짐펜트라’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인 ‘램시마’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해 개발한 세계 최초·유일의 인플릭시맙 SC 제형이다. 셀트리온은 2040년 특허만료까지 유지되는 독점적 지위를 토대로 3년 내 3조원 매출을 달성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미국 내 영향력을 더 강화한다는 목표다.
종근당은 이달 글로벌 제약기업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13억5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종근당은 계약금 8000만달러(약 1000억원)와 개발·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기술료) 12억2500만달러(약 1조6000억원),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를 받는다. ‘CKD-510’은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저분자 화합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수6(HDAC6) 억제제다. 전임상을 통해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서 약효를 확인했고 미국·유럽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내약성을 입증했다.
대웅제약은 국산신약 34호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36호인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를 쥐고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2027년까지 글로벌 100개국에 ‘펙수클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전 세계 약 50개국에 ‘엔블로’를 발매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이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실제 대웅제약은 올 상반기에만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계약을 체결했다.
HK이노엔은 국산신약 30호인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으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케이캡’은 현재 한국을 포함해 36개국에 진출했으며 이 중 8개국에서는 출시가 완료됐다. 특히 올해 3월 세계 1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인 중국 국가보험의약품목록(NRDL)에 등재됐다. HK이노엔은 2024년 허가신청을 목표로 세계 2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인 미국에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와 유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앞으로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이 같은 성공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힌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 먹거리인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