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 ‘신뢰 추락’ 잠홍동지역주택조합장 ‘직무정지’
서산시, ‘신뢰 추락’ 잠홍동지역주택조합장 ‘직무정지’
  • 이영채 기자
  • 승인 2023.12.2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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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홍동지역주택조합, 지난 14일, ‘긴급 이사회’ 열어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의 건 처리
이사회, 총 5개 항의 조합장 직권남용 등 부적절한 처신 등
지난 14일 열린 서산잠홍동지역주택조합 제27차 이사회 회의록.(사진=독자 제공)
지난 14일 열린 서산잠홍동지역주택조합 제27차 이사회 회의록.(사진=독자 제공)

사업 추진 장기화와 지지부진 등으로 충남 서산의 한 지역주택조합장이 긴급 이사회서 신뢰추락을 이유로 ‘직무정지’되는 일이 발생해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서산 잠홍동지역주택조합 조합원들에 따르면, 조합 이사회는 지난 14일 르셀웨딩홀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의 건 △직무대행자 선임의 건 등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해 2건 모두 조합장을 제외한 이사 3명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또 이날 직무대행으로 선출된 조합 감사가 새로운 조합장이 총회를 통해 선출될 때까지 그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

이날 이사들은 긴급 안건 상정 이유로, △조합장이 직권을 남용하여 이사회 의결사항 원인무효로 해 없던 일로 처리 △이사회 의결이 없었음에도 의결이 있는 것처럼 직권을 남용해 의사결정 및 사업 진행 △조합 임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거나, 고의로 잘못된 정보(자료) 등을 제공함으로써 이사회가 그릇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한 행위 등을 예로 들었다.

또한 △조합의 대표인장을 사용하지 않고, 조합장 개인 서명으로 조합의 의사결정인 것처럼 합의서 등에 서명함으로써 조합의 이익에 반하는 업무처리 △조합장이 소송 관계인이면서 직위를 이용해 계속적으로 조합과 조합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 강행 등이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 사유라고 주장하며 안건처리를 강행했다.

이사회에 참관한 한 조합원은 “조합 사업을 끝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는 사람이 조합장 자리에 앉아있어야 사업이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갈 것”이라며 “땅 작업이나 하던 부동산 업자가 조합장으로 앉아서 사업승인 후 집 지을 생각보다, 땅 팔아먹을 궁리나 하고 있어서야 될 일이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합원도 “일반분양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는데, 7~8년 동안 이렇다 할 진척도 없이 이러고 있다 보니 이젠 정말 지칠 대로 지쳤다”며 “이 사업이 더이상 표류하거나 좌초한다면 이곳에 발 묶인 360여 조합원들의 절망은 말로 표현키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임원은 “지난번 총회 때는 조합장의 거짓말이 다 사실인 것으로 믿고 조합장과 대척점에 있던 업무대행사를 나무라며 (대행사) 계약해지에 힘을 보탰었다”며 “또한 임원이 된 후에도 그렇게 알고 회의에 참석하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판단이 잘못됐고, 조합장이 사사건건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커져 임원들이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를 강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서산시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민간사업인 관계로 조합 내부 사항까지 언급하는 건 곤란한 측면이 있다. 다만, 조합에서 표출된 내부적 갈등이 순조롭게 잘 마무리돼야 사업지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라며 “시는 사업승인 등 행정적 사항들에 대해 조합원님들 고통과 입장을 감안,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산 잠홍동지역주택조합은 서산시 잠홍동 일원 약 2만2780㎡(6890.95평)의 사업대지에 지하 2층~지상 25층, 5개 동으로 전용면적 59~84㎡, 총 538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아파트) 사업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내년 초 사업승인 완료를 예정하고 있다.

esc13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