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친환경 미래 조선분야에서 보폭을 확대한다. 계열사 HD현대마린솔루션을 주축으로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개조 사업에 본격 나선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공동개발 프로젝트’(JDP) 형식으로 수행한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개조 설계’가 한국선급으로부터 기본 인증(AIP)을 획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이 운항 중인 1만6000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을 비롯해 한국선급(KR),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이엔티가 참여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 프로젝트에서 전체적인 시스템 구성과 기본설계 작업을 담당하며 프로젝트 전반을 총괄했다. HD현대이엔티는 3D모델링 및 상세설계를 수행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체 신규 개발한 ‘저인화점 메탄올 연료공급시스템’(LFSS)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을 담당했다. 또한 HD현대중공업이 생산하고 있는 메탄올 이중연료 대형엔진 및 자체 개발한 메탄올 힘센엔진, 메탄올 탱크 기술이 시스템 설계에 적용됐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에 비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 추가 설비 없이 보관 및 선박 운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선 머스크, CMA-CGM, HMM 등 글로벌 대형선사를 중심으로 약 200여척의 메탄올 추진선 발주 또는 개조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도 미래사업 분야로 낙점하고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글로벌 선사와 접점을 넓히고 국제 전시회에도 연이어 참석하며 조선·해운 시장의 친환경 신기술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펙 2023' 현장을 찾아 고객사들에게 친환경 기술과 비전을 소개했다. 또 덴마크 코펜하겐항에서 열린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현대미포조선 건조) ‘로라 머스크호’의 명명식에도 참석했다.
이번 프로젝트로 친환경 선박 신규 건조뿐 아니라 개조사업에서도 속도를 더할 수 있다는 의미다.
HD현대마린솔루션 관계자는 “‘친환경·탈탄소’ 기조에 발맞춰 엔지니어링 기반의 친환경 개조 사업이 유망한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LNG·메탄올·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개조, LNG 재액화 시스템 개조, 노후 LNG선 FSRU 개조 등으로 사업영역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