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아들' 롯데 신유열·한화 김동선·CJ 이선호, 미래 먹거리 발굴
<신아일보>는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아 올해 유통업계가 주목해야 하는 기업 3곳과 인물 3명을 선정했다. 기업은 △이커머스 큐텐 △바이오 기업 SK바이오팜 △뷰티 스타트업 에이피알이다. 인물은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다. 특히 오너 3·4세인 신유열 전무와 김동선 부사장, 이선호 경영리더는 그룹의 재도약 발판 마련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올해 이들의 경영능력이 검증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티·메·파크 품은 큐텐, 이커머스 지배력 강화 '잰걸음'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1세대 '구영배 매직' 나타날까
큐텐은 2022년 9월 티몬, 2023년 3월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같은 해 4월 위메프 등 1세대 이커머스 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며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지배력 키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로써 큐텐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8.35%(공정거래위원회 집계)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쿠팡·신세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큐텐은 후발주자다. 큐텐 창업자는 ‘G마켓 성공신화’를 쓴 1세대 이커머스 선구자 구영배 대표인데 다시금 그의 저력이 발휘될지 업계 관심이 크다.
큐텐은 각 계열사 간 유기적 결합으로 시너지를 내고 자체 글로벌 커머스 역량·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포부다. 대표적으로 티몬 ‘T프라임’, 위메프 ‘W프라임’, 인터파크쇼핑 ‘I프라임’ 등 각 자회사는 큐텐의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전 세계 물류 거점을 활용해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 결과 T프라임은 오픈 5개월 만에 거래액 18.4배가 늘었다. W프라임도 3개월 만에 주문건수 30배가 증가했다.
올해는 큐텐의 합병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완전체’ 큐텐이 얼마나 힘을 키워 ‘네·쿠·신’ 중심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를 위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큐텐이 ‘태풍의 눈’이 될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업계 관심이 크다.
◇SK바이오팜, 19조 가치 '글로벌 빅 바이오텍' 정조준
신기술·신약 투자, 오너 3세 요직…올해 흑자 이뤄낼까
SK바이오팜은 2026년까지 19조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글로벌 톱 수준의 빅 바이오텍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SK바이오팜은 작년에 △TRx(전체 처방건수) △Revenue Magic(높은 매출총이익) △Uptake(현금창출) △Sales Platform(영업력) △Towards Future(방향성) 등을 담은 새 비전 ‘TRUST’를 제시했다.
SK바이오팜은 이를 달성하고자 물질 개발부터 임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획득까지 자체적으로 이뤄낸 뇌전증 혁신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글로벌 블록버스터(연간 처방액 10억달러) 신약으로 육성 중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 처방 수 2만2000건 이상 등 세노바메이트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세노바메이트로 창출된 현금과 100명대의 미국 영업 인력을 기반으로 2~3년 상업화가 가능한 제품 인수하고 기존 자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 기술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 장녀인 최윤정 팀장이 지난해 임원인사를 통해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발탁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 본부장이 그룹 새로운 성장동력인 SK바이오팜 사업개발과 전략투자 총괄 중책을 맡으면서 회사 목표 달성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코스피 도전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
2월 청약, 기업가치 최대 1.5조…국내외 저변 확대
메디큐브·널디 등을 보유한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이르면 2월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에이피알은 지난달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같은 달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에이피알은 총 37만9000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최저 14만7000원, 최고 20만원이며 이에 따른 공모 규모는 557억원에서 758억원 사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기업가치)은 1조1149억원에서 1조516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에이피알은 올해 1월 22일부터 26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후 2월 1일과 2일 일반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상장이 마무리되면 에이피알은 ‘2024년 코스피 1호 상장’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에이피알은 2014년 김병훈 대표가 설립한 뷰티테크 스타트업(원년은 에이프릴스킨)이다. 에이피알은 현재 뷰티·피부 미용기기(메디큐브·에이프릴스킨), 향수·리빙(포맨트), 건강기능식품(글램디바이오), 패션(널디), 엔터테인먼트(포토그레이) 부문에서 6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특히 2021년에 론칭한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시장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인물
◇신동빈 롯데 회장 아들 신유열, 경영전면 등장
글로벌 경쟁력 강화·신사업 발굴 '책임 막중'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오너가 3세로 지난 임원인사에서 승진했다. 그는 2022년 롯데케미칼 동경지사 상무보로 ‘별’을 단 후 이번 인사에서 승진하면서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을 본격화했다.
신 전무는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에 입사했다. 2022년 초부터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부에서 근무했다. 해당 부서는 롯데케미칼 매출의 80%가량을 책임지는 곳으로 신 회장이 수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모빌리티·지속가능성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신 전무는 수소·전지소재 분야 글로벌 협력·신사업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발휘해 왔다.
신 전무는 지난해 말 그룹 미래성장실 초대 실장으로 부임하며 그룹 의사결정의 정점인 롯데지주에 합류했다. 신 전무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롯데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다시 말해 신 전무가 올해부터 재계 순위와 계열사 신용등급 하락 등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가 반등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 전무는 동시에 그룹 바이오사업 한 축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으로도 발탁됐다. 신 전무는 앞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의 성장을 이끄는 선봉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家 3남 김동선, 경영보폭 확대
백화점·호텔·로봇 '트라이앵글' 성과 창출 기대
한화 오너가 3세이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가 된 지 약 1년 만에 초고속 승진이다. 동시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과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담당 역할도 수행한다.
김동선 부사장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보다 늦게 경영일선에 나섰다. 하지만 빠른 승진으로 이들과의 간격을 좁히고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은 2023년 3월 한화갤러리아 독립법인 출범과 함께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세우고 미국 3대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김 부사장 체제 속에 2018년 이후 4년 만인 2022년 매출 7359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김 부사장은 오는 2026년까지 4600억원을 투자해 설악 복합단지 조성에 힘쓴다. 설악 쏘라노를 프리미엄 휴양지로 재단장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로봇전문기업 한화로보틱스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2025년 6조4500억원 수준까지 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협동로봇 시장에서 한화로보틱스의 점유율 확대에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관측된다.
◇존재감 키우는 CJ 오너 4세 이선호
해외 식품사업 '주목'…미래성장 기반 확충 박차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오너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식품성장추진실장)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식품사업과 신사업 발굴 등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CJ제일제당 실적은 부진했지만 이선호 경영리더가 총괄하는 해외 식품사업 성과는 선방했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식품성장추진실 전반을 아우르며 주력인 미주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괄하는 해외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 신사업 투자 등을 맡았다. 이 경영리더는 간판 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워 만두, 치킨, 소스, 김치 등 7대 글로벌 전략제품(GSP)의 영업·마케팅을 강화했다. 미주시장에서 만두는 그로서리 경로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를 굳혔다. 영국에서는 딜리버리(배달) 브랜드 ‘비비고 투고’를 론칭하고 현지 애플리케이션(앱)에 입점시켰다. 호주에서는 비비고 제품 판로를 현지 최대 대형마트 ‘울워스’에 이어 편의점 ‘이지마트’까지 확대했다.
이 경영리더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미래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중기 비전’을 고려하면 이 경영리더의 행보는 앞으로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