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16위 태영건설이 7200억원 규모 PF 우발 채무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28일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실현하고자 의사회 결의로 '금융채권자협의회에 의한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워크아웃은 채권 금융기관이 거래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높이는 제도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6위에 오른 태영건설은 그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우발 채무와 관련해 유동성 문제를 겪어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이 보증한 PF 대출 잔액이 4조41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 중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위한 PF 대출 보증액을 제외한 부동산 개발 PF 잔액은 3조2000억원 규모다. 현재 미착공 상태인 현장이 모두 대출 연장 없이 사업을 마감한 태영건설이 이행해야 할 PF 우발 채무는 72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태영건설은 지난 13일 워크아웃 설이 제기되자 그룹사를 통해 지원받고 자구 노력도 하고 있다며 워크아웃 설을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워크아웃 설이 계속되자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며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신청 공시 후 보도자료를 통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개발사업 PF 우발채무에 기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도의 자구 노력을 기울였지만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됐음을 통보받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과 관련해 기업 경영활동을 유지하면서 정상화를 도모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채권단과 공동관리기업 간 자율적 협의를 통해 단기간에 진행돼 성공률이 높고 대외신인도 회복 가능성, 채권 회수 가능성이 기업회생(법정관리)보다 상대적으로 크다고 덧붙였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하루빨리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워크아웃 절차를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더욱 건실한 기업으로 탈바꿈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태영건설로 거듭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