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계열사 매각 등 자구안을 내놨지만 채권단 반응은 차가웠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 회장이 태영건설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 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워크아웃 수용을 호소했지만 강석훈 산은 회장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만 하면 상식적으로 채권단 동의를 받기 어렵다며 진정성 있는 자구 노력을 요구했다.
태영건설은 3일 오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채권자 대상으로 워크아웃 신청 관련 자구 방안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서 태영 측은 그룹 계열사였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대여하고 TY홀딩스 계열사 에코비트와 블루원의 매각과 지분 담보 제공을 통해 태영건설을 지원하는 안을 내놨다. 평택싸이로 지분 62.5%를 담보 제공하는 안도 포함했다.
설명회에 직접 참석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 회장은 호소문을 통해 "1년 내내 유동성 위기로 가시밭길을 걷던 태영은 결국 흑자 부도 위기를 맞았고 창립 50주년의 영광은 고사하고 망할 처지가 됐다"며 "도저히 두고 볼 수만은 없어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윤세영 회장은 또 "태영이 이대로 무너지면 협력업체에 큰 피해를 남기게 돼 줄 도산을 피할 수 없게 된다"며 "채권단 여러분들께도 피해가 고스란히 갈 것이고 국가 경제 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는데 어떻게 그냥 두고 볼 수 있겠나"라면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을 받아들여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채권단 반응은 싸늘했다. 태영 측이 소유주 일가 사재 출연 등 자구 노력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 후 기자들을 만나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만 한 이걸로는 상식적으로 채권단에서 이걸 이 모습으로, 이 제안으로 75%가 동의한다고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석훈 회장은 또 "워크아웃의 대전제는 대주주의 충분한 자구노력인 만큼 태영 측이 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채권단의 원만한 협조와 시장 신뢰 회복을 이끌어낼지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태영 측은 사재 출연은 물론 주계열사 SBS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양윤석 TY홀딩스 미디어정책실 전무는 설명회 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SBS 매각과 관련해) 제약이 많다는 점을 일단은 말씀드리면서 남은 기간 채권단이 어떤 말씀들을 주시면 충분히 검토하겠다 이런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또 오너 일가 사재 출연에 대해선 "충분히 저희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준비하고 있고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