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사업장 중심 유동성 불안감…재원 조달 여건 악화
부동산 PF 관련 우려가 확산하면서 수도권 주택사업경기가 얼어붙는 모습이다. 수도권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이달 전월 대비 9.5p 내리며 작년 11월 이후 3개월째 하락세다. 지방 대비 PF 사업장이 많은 특성상 부실 현장을 중심으로 재원 조달 여건이 악화하며 유동성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주산연이 조사한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지난달 대비 3.4p 오른 66.7로 집계됐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주택 공급자 관점에서 주택사업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85 미만이면 주택사업 경기를 하강 국면으로 판단하고 85 이상 115 미만이면 보합 국면,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본다.
이 지수는 작년 11월 68.8을 기록하며 9개월 만에 60선으로 떨어졌고 이달까지 3개월 연속 60선에 머물렀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지수가 60.6으로 전월 대비 9.5p 내리며 작년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과 인천은 각각 8p씩 내렸고 경기는 12.2p 하락하며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주산연은 수도권에 대규모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이 많아 사업자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봤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실 사업장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짐에 따라 재원 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지방은 68로 전월과 비교해 6.1p 상승했다. 광역지자체 중에선 제주(-9.2p)와 부산(-2.2p), 광주(보합)를 제외하고 모두 전월 대비 지수가 올랐다. 특히 전남과 울산은 각각 20.4p와 19.5p 상승했다. 수도권보다 대규모 PF 사업장이 적은 만큼 PF 대출로 인한 주택 사업자의 위기감이 다소 덜하다는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이달 주택사업 자재수급지수는 88로 전월 91.9 대비 3.9p 내렸고 자금조달지수도 66.1로 전월 71.5와 비교해 5.5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인력수급지수도 전월 대비 8.6p 낮아졌다.
주산연은 자재수급지수는 시멘트 공급 가격 상승 등으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며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지수에 대해선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함께 부실 PF 사업장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며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수주 경기를 바라보는 사업자들의 전망도 어두운 모습이다. 이달 재개발 수주 지수와 재건축 수주 지수는 전월 대비 11p와 7.8p씩 내렸고 공공택지와 민간택지 수주 지수도 전월과 비교해 각각 7.4p와 7.8p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