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경총 '무난'…무협, 관치논란 재개 관심
(왼쪽부터)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사진=각단체]
최태원·손경식·구자열 등 문재인 정부시절 수장에 올랐던 국내 주요 경제단체장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재임기간 성과를 고려하면 연임은 무난하다는 평가다. 다만 무역협회장직의 경우 관치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은 설 연휴 이후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선임한다. 임기만료에 의한 것으로 보통 회장단이 후보를 추대하면 총회에서 추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다. 전정권 시절인 2021년부터 대한상의를 이끌었지만 윤석열 정권 들어서도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으며 정부와 스킨십을 긴밀하게 이어온 덕분이다. 임기 3년의 대한상의 회장직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한 차례 연임 가능하다. 최 회장은 △시민과 소통을 위한 플랫폼 개설 △민간외교관 역할 △신기업가정신 확산 등 기업에 대한 이미지 변화에 힘쓰고 목소리를 잘 대변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최 회장 스스로도 연임에 뜻을 보였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묻는 말에 “하라면 더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달 중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도 연임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손경식 경총 회장도 4연임이 유력하다. 손 회장은 지난 2018년 3월 경총 회장에 오른 뒤 3연임 중이다. 경총 회장의 임기는 2년으로 연임에 제한은 없다. 손 회장은 지난해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개정안 관련해 국회와 정부에 입법중단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최저임금 인상률을 2.5% 수준으로 최소화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연장을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경제계 목소리 전달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손 회장이 올해 고령(85세)인 만큼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에 문제없고 의욕도 넘쳐 연임 가능성은 높다. 손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연임 여부에 대해) 회원사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한발 빼면서도 “지난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국민에게 그 취지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는데 올해 이런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조금 더 진일보한 노동문화 시대를 열도록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향후 거취가 주목되는 인사다. 무역협회는 기업인이 주로 수장을 맡은 경제단체들과 달리 1946년 설립 때부터 외풍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18명의 회장이 무역협회를 이끌었지만 이 중 순수 기업인은 4명뿐이다. 대부분은 관료출신으로 정부가 회장을 지명했다. 그러다보니 재임기간도 천차만별이다.
박정희 정부시절 정치인 출신인 이활 무역협회 회장은 1960년 5월부터 1973년 4월까지 13년을 재임했다. 정부 고위직 출신 김인호 전 무역협회 회장은 임기를 4개월 남긴 지난 2017년 10월 물러날 뜻을 밝히며 “사임하라는 정부 메시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구 회장은 지난 2021년 15년 만에 민간기업인 출신 무역협회장으로 선출됐다. 구 회장이 3년 더 이끌거나 다른 민간기업인 출신이 선임될 경우 무협협회는 ‘관치 논란’에서 좀 더 자유롭게 된다. 성과 면에선 나쁘지 않다. 구 회장은 최임 후 대미 민간 경제외교 강화와 더불어 일본과 경제협력 교류 강화, 무역 애로해소 등을 적극 추진했다. 또 구 회장은 연임의지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는 윤석열 정부 집권 후인 지난해 8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명칭을 변경하고 류진 회장을 내세우며 새롭게 탄생했다. 류 회장은 올해 본격 활동에 돌입하며 임기는 2025년 8월까지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