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당뇨 진료비 3조…"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기여"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024년 첫 신사업으로 헬스케어를 꼽고 위기 돌파 매듭을 푼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1일 경기도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신규 서비스 기자 설명회를 열고 AI(인공지능)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PASTA)'를 선보였다.
파스타는 Personalized(개인화된), Accessible(다가가기 쉬운), Supportive(도움을 주는), Tech-enabled(기술을 활용한), Affordable(합리적인) 등 각 단어의 첫 알파벳을 조합한 브랜드명이다.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개인마다 다를 수 있는 혈당 반응이 다양한 모양과 성분을 갖고 있는 파스타와 유사하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황 대표는 "당뇨병 환자는 570만명, 전단계 인구는 1500만명으로 연간 진료비만 3조원 사용된다"며 "이 비용이 매년 10% 이상씩 증가해 사회경제적 비용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파스타는 각종 생활 습관에 따른 혈당 반응을 그래프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줄 뿐 아니라 혈당 변화에 따른 가이드도 제공해 스스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파스타 앱은 별도 회원 가입 없이 본인의 카카오 계정을 활용해 쉽게 로그인할 수 있고 국내 기업 아이센스의 케어센스 에어와 미국 기업 덱스콤의 'G7' 등 2개 CGM(연속혈당측정기) 센서와 연동이 가능하다.
파스타 앱에서 CGM 센서의 종류를 선택하면 센서 부착 방법, 주의사항, 연동 절차 등이 자세하게 안내된다. 연동이 완료되면 혈당 데이터가 블루투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스타 앱에 자동으로 표출된다. 이용자는 실시간 혈당 데이터와 함께 간편한 기록을 통해 생활 습관과 혈당의 상관관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음식을 촬영하면 음식 종류, 영양소, 열량 등을 알려주는 비전AI 기능을 통해 편리하게 식사를 기록하고 운동, 인슐린, 복약 등도 기록이 가능하다.
또한 파스타는 CGM 착용 기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혈당 변동성, 혈당관리지표(GMI), 목표 범위 내 비율, 평균 혈당, 혈당 하이라이트 등 각종 수치를 요약 제시하고 혈당 관리에 대해 잘한 점과 아쉬운 점 등을 구분해 보여주는 리포트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가족, 지인들과 혈당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응원할 수 있는 기능, 이용자들이 혈당 관리 유형별로 소통이 가능한 게시판, 혈당 관리 관련 맞춤형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커뮤니티도 등도 탑재했다.
파스타 앱은 이날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을 통해 설치할 수 있으며, iOS 버전의 일부 기능은 추가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파스타의 서비스 범위를 당뇨병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만성질환으로 확장하고,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올해 일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황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는 궁극적으로 환자 삶의 질 개선, 의료 접근성 향상, 사회적 비용 절감, 의료 기술 혁신 및 의료의 질 개선 등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술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에서 산업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빅테크 기업 규제 혁신 프로그램 간담회’를 통한 다각적 논의와 소통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파스타’의 ‘2등급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소프트웨어’ 허가를 획득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2분기까지 인슐린 집중 치료 당뇨병 환자를 위해 인슐린 펜과 호환되는 노보노디스크와 바이오콥의 '말리아 스마트 캡'을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방식을 통해 파스타 앱과 직접 연동할 예정이다. 또한 '파스타 커넥트 Pro'를 병원의 EMR(전자의무기록)과 연동해 환자 및 의료진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 경영진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로 인해 이미지가 실추됐다. 김 위원장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를 통해 카카오 재건에 나선다.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정 내정자는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eBay APAC HQ),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AI·로봇 등의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했다.
카카오 측은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