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새 수장 '신영수'…신임 경영리더 19명
"실적 있는 곳에 승진…2020년 이후 최소 폭"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선택은 전면 쇄신보다는 ‘안정’이었다.
평소보다 늦은 CJ의 이번 ‘지각’ 임원인사에서 그룹 간판인 CJ제일제당은 최은석 대표가 물러나는 대신 강신호 대한통운 대표로 교체됐다. 강 대표는 대한통운을 맡기 직전인 2020년부터 1년여간 CJ제일제당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대신 ENM, 프레시웨이, 올리브영, 푸드빌, CGV 등 주요 계열사 수장은 유임됐다.
CJ그룹은 제일제당·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CEO(전문경영인)를 교체하고 경영리더(임원) 총 19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4 정기임원인사’를 16일 단행했다.
우선 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로 강신호 대한통운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강 대표는 1988년 CJ그룹 공채로 입사해 인사팀장, 프레시웨이 대표이사, 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등을 거쳐 2020년 제일제당 대표를 맡았다. 이후 2021년부터 대한통운 대표를 역임했다.
강 대표는 대한통운 대표를 맡으면서 주요 사업부문 구조를 혁신하고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4802억원(연결기준)을 달성하는 등 큰 폭의 성장을 이끌었다.
더욱이 강 대표는 다시 제일제당 수장으로 복귀하면서 부회장 승진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CJ그룹에서 공채 출신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강 대표가 최초다.
강 대표가 제일제당 수장으로 이동하면서 대한통운 신임 대표에는 신영수 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취임한다. 신 대표는 신규 브랜드 ‘오네(O-NE)’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등 택배·이커머스 부문에서 미래형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CJ그룹은 또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신임 경영리더에 19명의 이름을 올렸다. 올 초 이재현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성과를 격려한 대한통운과 올리브영에서 각각 6명, 4명이 나왔다. CJ는 이번 인사에서도 ‘하고잡이(일 욕심이 많은 사람)’ 젊은 인재들을 리더로 과감히 발탁했다. 1980년대생 6명, 1990년생 1명을 포함해 나이나 연차에 관계없이 성과만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그룹 철학을 반영했다.
CJ 관계자는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해 2020년(19명) 이후 최소 폭의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