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영업이익 전년比 16%, 19%↓…파생상품평가·거래이익 감소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지수와 파생상품 분야 전문가로 불리는 장원재 메리츠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총괄부문장 사장을 대표직에 올렸다.
지난해 내부통제 미흡과 부진했던 실적 등 메리츠증권의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18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내부통제 미흡과 실적 부진 등 각종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부터 △이화전기 거래정지 과정에서 불거진 미공개 정보 이용 매도 의혹 △IB(투자은행) 직원 불건전 영업 혐의 등에 이어 올해 △전 임원 부동산 미공개 정보 이용 매매차익 의혹 등이 나오면서 내부통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또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파생상품평가와 거래이익 감소 등 영향으로 실적도 부진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잠정) 매출액은 47조44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8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3% 줄었으며 당기순이익도 58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8%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는 7.7%로 1년 전(14.7%)보다 7.0%포인트(p) 떨어졌고, ROA(총자산이익률)도 0.9%로 전년 동기(1.8%) 대비 0.9%p 하락했다.
ROA는 회사가 총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률이며, ROE는 자기자본으로 운영했을 때 해당 기간 벌어들인 수익 비율이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올해 ROE 10% 목표 달성과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 장원재 S&T 총괄부문장 사장을 대표직에 올렸다. 임기는 2026년 정기주주총회까지 3년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장 대표는 금융 업종에서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 비전과 철학을 공유하며 공익성과 건전 경영에 노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고경영자의 자격요건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사회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장 대표를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임했다"고 밝혔다.
실제 장 대표는 금융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장 대표는 2002년 삼성증권 금융공학팀 과장을 시작해 △2007년 주식 운용파트 파트장 △2012년 운용 담당 상무를 역임했으며 이후 △2016년 메리츠지주&화재 최고위험책임자(CRO) 및 위험관리책임자 부사장에서 △2021년 메리츠증권 S&T 부문장 부사장 △2023년 S&T 총괄부문장 사장을 지내다 2023년 11월 최고경영자(CEO) 사장을 맡게 됐다.
특히 리테일 사업 부분에서는 차액결제거래(CFD)와 슈퍼(Super)365계좌 등 신사업 시행에 중추적 역할을 하며 수익 다각화를 이뤘다. 리스크 관리에도 주력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uper365계좌의 경우 1년 만에 잔고 2000억원 이상 유치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올해 ROE 10% 목표를 위해 부서별로 노력하고 있다"며 "장 대표께서 디지털플랫폼 본부도 설립해 리테일 강화와 리스크 관리 주력 등 경험이 다양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