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무료 환전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22년 하나은행이 은행권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통한 해외 현지 무료 인출 서비스를 선보인 뒤 지난 달 토스뱅크가 관련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시중은행도 무료 환전 서비스에 줄줄이 동참하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토스뱅크가 '살 때도 팔 때도 평생 무료 환전'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출시한 외화통장은 출범 6일 만에 30만좌, 21일 만에 60만좌를 돌파했다.
3초에 1명꼴로 외화통장을 개설한 셈이다.
외화통장과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연결한 이용자는 50만명을 넘어섰다.
토스뱅크가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은 물론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까지 무료 제공에 나서면서 은행들도 속속 무료 환전 서비스에 동참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신한카드와 함께 '100% 환율 우대' 혜택을 담은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 우대, 해외 결제와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 등에 더해 △세계 1200여개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마스터카드 트래블 리워드 서비스 △일본 3대 편의점 5% 할인 △베트남 그랩·롯데마트 5% 할인 △미국 스타벅스 5% 할인 △국내 편의점 5% 할인 △국내 대중교통 1% 할인 등도 추가했다.
SOL트래블 체크카드 환전 후 전용 외화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 중 미 달러(USD)와 유로(EUR)에 대해서는 각각 연 2.0%, 연 1.5% 특별금리도 적용한다.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인천국제공항 입점에 성공한 KB국민은행 또한 KB국민카드와 오는 4월 해외 이용 특화 카드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환전 수수료 면제는 물론 KB Pay(페이) 이용 시 추가 할인 등의 혜택이 포함된다.
아울러 3월18일까지 환율 우대 100% 이벤트를 한다. 마케팅 동의 3종 완료 후 KB스타뱅킹 내 이벤트 페이지에서 '환율 우대 100% 쿠폰 받기' 버튼을 클릭한 이용자 전원에게 실시간으로 쿠폰을 제공한다. 매일 1회씩 참여할 수 있으며 이벤트 기간 최대 29번의 환전수수료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기존 외화통장 '우리 외화바로예금'를 활용한 달러 100% 환율 우대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환전 및 수수료 면제 카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일찍이 2022년 7월부터 트래블로그 신용·체크카드를 통해 100% 환율 우대 서막을 연 하나은행은 세계 26개 통화 100% 환율 우대 혜택을 연말까지 연장한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과 MZ세대(1980년생초~2000년생초)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해외여행 수요 확대에 따라 빅테크와 시중은행 고객 점유율 경쟁이 외환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당장의 출혈은 불가피하지만, 환전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플랫폼 유입과 다른 상품의 경험과 가입까지 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