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은 1년 만에 급감했다. 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저축은행업권이 여신과 수신을 줄이고, 소극적인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작년 3분기 말 기준)는 전년 대비 38.9% 줄어든 638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금 중도 상환시 은행에 내야 하는 수수료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관련 수수료 부과는 금지되고 있다. 다만 대출일로부터 3년 내 상환 시 이자손실 등 수익률 악화에 따른 기회비용 충당을 위해 예외적으로 부과 가능하다.
저축은행별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을 살펴보면 SBI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28.1% 줄어든 126억9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애큐온저축은행 73억8900만원(전년比 40.2%↓) △페퍼저축은행 44억3500만원(50.5%↓) △OK저축은행 40억8900만원(18.9%↓) △웰컴저축은행 35억1800만원(45.8%↓) 등도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것은 대출 대환이 위축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여신과 수신을 줄이면서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에도 소극적 태도를 취한 게 영향을 끼쳤다.
통상 목돈이 생긴 차주가 빚을 조기 상환하며 수수료를 내는 경우도 있다. 다만 금리가 낮은 대출로 옮겨가기 위해 수수료를 지불하는 사례가 더 많다. 즉 대출을 갈아타기 힘들어진 여건이 저축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 축소의 배경인 셈이다.
아울러 고금리로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저축은행 입장에서 대출 이자율을 낮추기 힘든 점도 기인한다.
중도상환수수료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도 저축은행은 당분간 대환 대출을 위한 금리 인하 경쟁보다 리스크 관리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다수 저축은행에서 중도상환수수료 수익 감소세가 확인되고 있다”며 “그렇다고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이 감소를 막기 위해 대환 대출 금리 경쟁에도 나서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상반기까지 저축은행의 연체율 상승세가 가파른 점을 감안하면 금리 경쟁에 따른 수익성 강화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