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성장하면서 선불충전금 규모도 덩달아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선불충전금은 금융·상거래 플랫폼 이용자들이 송금·결제 편의를 위해 플랫폼에 맡긴 예치금을 말한다. 네이버페이머니·카카오페이머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선불충전금은 해당 플랫폼의 미래 매출로 여겨질 뿐만 아니라 소비자 충성도와 이용 빈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활용된다.
16일 각 사가 공시한 선불충전금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페이 선불충전금(카카오페이머니) 규모는 5352억원으로 전년 동기(4568억원) 대비 17.2% 증가했다. 국내 간편결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선불충전금이 5000억원을 넘겼다.
같은 기간 네이버페이 선불충전금(네이버페이머니) 규모는 1002억원에서 1192억원으로 18.9% 늘었다. 토스 역시 이 기간 선불충전금(토스머니)이 949억원에서 1181억원으로 24.4% 불어났다.
지난 1년간 3개 간편결제사 선불충전금 증가율은 평균 20.2%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분기에서 지난해 1분기 평균 증가율 2.3%와 견줘 약 10배 상승한 수준이다.
3개 사 가운데 선불충전금 규모가 가장 큰 카카오페이 인기는 이른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영향이 컸다. 카카오톡에서 지인에게 송금하거나 선물할 때 카카오페이머니 충전 후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불충전금 잔액이 쌓였다.
지난 1년 새 선불충전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토스의 경우 미성년자 송금·결제 이용자 증가가 주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달 기준 토스의 만 7∼18세 가입자 규모는 약 230만명에 달했다.
선불충전금은 플랫폼의 개인 계정에서 충전한 뒤 결제와 송금 등에 사용하기 때문에, 잔액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재충전·재결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선불충전금은 은행이 아닌 플랫폼 기업이 맡는 돈인 만큼, 각 사는 미사용 잔액 100% 이상을 시중은행에 신탁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해 사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환급할 수 있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실제 카카오·네이버페이는 선불충전금 전액을 신한은행에 신탁했으며, 토스는 하나은행 보통예금과 신탁예금에 맡겼다.
아울러 이들 3개 사는 선불충전금에 대한 안전한 관리를 위해 재해복구센터(DR센터)를 운영하면서 잔액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 중이다.
한편, 선불업 감독 범위 확대와 선불충전금 별도 관리 의무화 등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오는 9월 시행될 예정이어서 선불충전금리 이용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