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증가한 취업자 중 상당수가 여성으로 조사됐다. 육아 또는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 주부는 처음으로 2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3일 ‘최근 고용 흐름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고용시장의 주요 특징으로 △여성 취업자 증가 △단시간 근로자 증가 △청년고용 부진 등을 꼽았다.
우선 지난해 증가한 취업자 32만7000명 중 여성이 30만3000명으로 92.7%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늘어난 취업자의 성별 비중은 여성이 과반수를 차지하며 남성을 압도하고 있다. 부문별로 30대 여성, 고학력 여성, 기혼 여성이 취업자 증가를 주도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확대되면서 가정에서 육아나 가사에 전념하는 소위 남성 전업주부가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엔 근로시간이 주 36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가 크게 증가했다. 주52시간제 시행, 근로형태 다양화, 맞벌이 여성 증가 등 영향이다. 특히 근로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는 지난해 126만3000명으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여성, 고령자와 청년, 10인 미만 사업장이 단시간 근로자 증가세를 견인했다.
자발적으로 단시간 근로를 선택하는 임금근로자도 지속 증가해 단시간 근로의 선택 동기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청년고용은 부진했다. 지난해 청년 취업자는 9만8000명 감소했다. 주된 원인은 청년 인구가 17만7000명 줄었기 때문이다. 취업자 감소분 중 인구효과가 대부분(-8.3만명, 84.8%)을 차지했다. 청년 취업자는 2022년11월부터 2024년3월까지 17개월 연속 감소하며 최근 10년간 최장기간 감소를 기록했다.
다만 경총은 청년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청년 취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돼 ’숨어 있는 실업자‘로 살아가는 청년들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최근 우리 고용 흐름의 주된 특징은 여성 취업자의 약진, 청년 고용의 부진, 단시간 근로자 비중 확대로 요약된다”며 “코로나19 이후 인구·산업구조 전환이 빨라지면서 고용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모든 연령·계층의 고용안정과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단 없는 노동개혁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규제 혁신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국가적 현안인 출산율 반등과 함께 진행될 수 있도록 유연근무제 확대,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단축 사용 문화 조성, 주거지 인근 어린이집 설립 등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감소세를 보였던 청년 ’쉬었음‘ 인구가 지난해 1만1000명 증가로 전환되면서 노동력 유휴화 현상의 심화가 우려됐다. 청년 ’쉬었음‘의 주된 사유로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이 가장 크게 나타나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존재함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