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로슈거 소주 역사 쓴 롯데 '새로'…신동빈 회장도 '엄지척'
[인터뷰] 제로슈거 소주 역사 쓴 롯데 '새로'…신동빈 회장도 '엄지척'
  • 정지은 기자
  • 승인 2024.04.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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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소주BM 신은경 책임·금혜린 사원
'새로 살구'로 라인업 확대…유럽·중남미 도전장
(왼쪽부터) 롯데칠성음료 소주BM 신은경 책임, 금혜린 사원, 박자영 팀장, 박지혁 사원.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22년 9월 ‘가격 빼고 다 바꾸자’는 전략에 따라 패키지 디자인, 광고, 마케팅 등을 모두 바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타깃으로 한 제로 슈거(무설탕) 소주 ‘새로’를 선보였다. ‘새로’는 ‘과당을 넣지 않아 산뜻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세워 MZ세대 취향을 저격했다. 그 결과 ‘새로’는 출시 7개월 만에 1억병이 판매됐고 지난해 기준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급성장했다. 

‘새로’는 제로 슈거 소주 전성시대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도 ‘새로’가 ‘롯데라는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고 고객의 삶을 이롭게 만들었다’며 공로를 인정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2월에 열린 ‘2023 롯데 어워즈’에서 ‘새로’를 선보인 롯데칠성음료 소주BM(브랜드 매니저)팀에 대상을 전달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 인기를 이어가고자 이달 과일맛 버전의 ‘새로 살구’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국내외 영토 확장에 나서며 소비자 접점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본지는 롯데칠성음료 소주BM 신은경 책임과 금혜린 사원을 만나 ‘새로’ 소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새로 소주 브랜드를 어떻게 기획됐는지 궁금합니다.

신은경 책임: 새로는 ‘MZ세대를 위한 새로운 소주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트렌드였고 이에 맞춰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무가당) 콘셉트 제품 개발에 나섰습니다. 레시피를 개발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고 오랜 시간이 소요됐는데요. 우선 소주다운 맛을 지키기 위해 국산 보리·쌀 증류주를 첨가하는 등 레시피를 개선했습니다. 8차례가 넘는 소비자 조사도 실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경쟁사 대비 높은 만족도 평가를 얻는 최적의 맛을 구현했습니다.

Q. 새로 이름의 뜻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금혜린 사원: 새로에는 MZ세대가 원하는 소주를 개발하기 위해 20대 소비자가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Mission team play(미션 팀플레이)’ 방식이 처음 도입됐습니다. 신제품에 대한 네이밍(이름 짓기)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아이디어도 이 방식을 통해 도출했습니다. 

새로 이름을 짓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요소를 반영했는데요. 기존 소주 ‘처음처럼’과 공유되는 의미를 담아 시너지를 내면서 두 글자로 짧고 발음하기 쉬운 이름이어야 한다는 점,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브랜드 요소와 스토리가 담겨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처음의 유의어인 ‘새로’와 새로 앰버서더 구미호 캐릭터인 ‘새로구미’가 새로 소주를 만든 강릉 동대굴의 지번 주소 ‘257’를 결합해 ‘새로 257’이라는 제품명을 개발했습니다.

Q. 새로는 기존의 소주와 달리 새롭게 시도한 것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요?

신은경: 새로가 출시됐을 당시는 경쟁사에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신제품이 성공하면서 소주시장 독과점이 강화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신제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희석식 소주’와 ‘합리적인 가격’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바꿔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새로는 네이밍과 브랜드 스토리 개발부터 패키지 디자인, 광고, 마케팅까지 기존에 소주 브랜드에서 진행해온 전략을 모두 버렸습니다. 특히 소주 광고의 핵심이었던 여성 빅모델이 아닌 새로만의 앰버서더 ‘새로구미’를 탄생시켰습니다. 소주병도 기존의 초록색 병이 아니라 한국적인 동양미가 담긴 부드러운 곡선의 투명병 패키지, 세로줄 각인을 통해 차별화했습니다. 구미호 캐릭터 앰버서더와 세계관 등도 새롭게 시도한 부분이었습니다.

Q. 새로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금혜린: 새로는 기존 소주 제품과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인데요. 소주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증류식 소주를 첨가해 산뜻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입니다. 새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소주 시장 속에서 ‘제로 슈거 소주’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경쟁사가 제로 슈거 소주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제품을 리뉴얼했음에도 제로 슈거 소주 하면 새로를 떠올릴 만큼 1등 브랜드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Q. 최근에는 과일 맛 버전 ‘새로 살구’가 출시됐는데요. 많은 과일 중 ‘살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신은경: 새로 살구는 새로가 처음 선보이는 맛으로 새로 브랜드와 구미호 캐릭터 세계관의 스토리텔링 연계성을 가장 고민했습니다. 

여우를 사냥할 때 여우가 가장 좋아하는 ‘살구 기름’을 사용한다는 고전 설화가 있어 여우와 살구의 연계성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에 소비자 조사를 통해 ‘새로 브랜드는 살구와 같은 동양적이고 전통적인 과일과 향이 어울린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특히 살구꽃의 꽃말이 ‘아가씨의 수줍음’으로 구미호 캐릭터의 첫사랑 같은 러브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살구라면 제품 맛부터 세계관 확장, 광고 스토리텔링까지 새로의 유니버스 확장이 가장 적합하다고 보여 최종적으로 살구를 선택했습니다.

Q. 새로는 올해 국내외로 판로를 더욱 넓힌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합니다.

금혜린: 새로는 현재 수도권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지방에서도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올해 대전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듯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방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확대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힐 계획입니다.

지난해 2월부터는 새로 수출도 시작했습니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 오세아니아 등 30여개국에 한류를 선호하는 교민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를 발판 삼아 현지인으로 소비 저변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유럽 등 선진시장은 물론 최근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중남미 국가로 판로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love1133994@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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